투자금융사들이 기업어음(CP)에 대해 무지급보증 원칙을 고수하면서
기업어음 중개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28일 전국투자금융협회는 지난 21일 49조2천9백51억원에 이르던
기업어음 할인대출잔액이 22일부터 하루평균 1천억원씩 줄기 시작,지난
25일 현재 48조9천2백41억원으로 4일간 모두 3천7백10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금사들은 지난 22일부터 기업어음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지 않자
은행과 투자신탁회사등은 신용도가 확실한 10대 대기업외에는 무보증
기업어음 매입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투금업계는 "이번 기회에 기업어음에 대한 신용거래를 완전
정착시켜야된다"며 CP무보증 결정을 결코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금사들은 특히 연0.1%의 마진을 벌기 위해 기업어음을 중개했다가
덕산그룹 경우처럼 각사별로 1백억-2백억원씩 떼일 수는 없다며 은행
등이 10대 대기업외에 30대 기업까지 무보증CP를 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은행들은 "은행신탁계정 자산운용규정상 10개 대기업외에는
무보증 기업어음을 살 수 없도록 돼있는데다 무보증CP를 샀다가 발행
기업이 부도날 경우 위험을 전적으로 부담할 우려가 있어 현재로선
무보증CP 매입대상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정경제원은 기업어음의 지급보증 관계는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라며 자금시장 동요를 의식,적극적인 개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재정경제원은 오는 4월7일부터 은행감독원을 통해 15개 투금사에
대해 정기검사를 벌일 계획이어서 그동안의 CP지급보증 사실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