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상권이 형성돼있는 지역에 점포를 내려는 사람은 주변 환경변화를
면밀히 분석,예측해야한다.

점포주변의 환경이 달라지는데 따라 우세업종이 열세업종으로 변하기도
하고 새로운 업종이 짧은 기간안에 우세업종으로 떠오르기도 하기때문이다.

이같은 변화는 점포주의 이익,또는 손해와 직결된다.

환경변화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병원 학교 기관등 새로운 건물군이
들어서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후문 개운사주변을 예로 들어보자.

이 지역은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별다른 상권이 형성되지 못한채
하숙집들만 들어서있었다.

그러던중 90년대 초 고려대 안암병원이 신축개원되면서부터 버스노선이
증설된 것은 물론 통행인구수가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맥주집이나 분식점,당구장,복사점,카페등이 잇달아 들어섰다.

지금은 개운사주변 상권이 고려대 정문앞보다 오히려 더 번창하고있다.

수서지역에 삼성의료원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 아파트 전세값이 급등하고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는것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환경변화의 또 다른 유형으로는 국가의 시책변화나 회사,단체등의
방침변경을 꼽을수있다.

삼성그룹의 조기출퇴근제 시행으로 나타난 시청 서소문일대의 상권변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조기출퇴근제가 실시되면서 아침식사를 거르고 출근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던 해장국집이나 간이음식점들이 타격을 받았다.

또 퇴근시간이 오후4시로 바뀌면서 주변 술집들의 매상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반면 일반 대중음식점은 조기출퇴근제 실시이전보다 장사가 더
잘 됐다.

삼성그룹의 점심식사시간이 오전 11시 30분으로 30분 일러짐에 따라
음식점들이 점심시간에 손님을 두번 받는게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오후 4시 퇴근시간 이후에 이용할수있는 외국어학원,당구장,헬스클럽
등 학원이나 스포츠관련 업종이 호황을 누리게 됐다.

물론 아무리 세밀하게 분석을 한다해도 주변 환경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무방비상태에서 환경변화에 휩쓸려 들어가는 것과 그에 대한
분석과 대비를 하고있는 상태에서 능동적으로 변화를 맞는 것과는
다르다.

환경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경우에는 변화가 닥치더라도 발빠르게
대응할수가 있어 손해의 폭이 크게 줄어들기때문이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