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조직의 생존력은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에서 나온다.

어느 경제도 경직된 제도와 소수에 집중된 권한으로는 변화의 도전을
발전의 계기로 삼을수 없다.

제조기업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일사불란한 거대한 생산조직으로 많이 만들어 많이 팔기만 하면
성공했던 "제조업의 신화"는 이제 개방이 확대되고 소비자의 눈이
높아지고 발빠른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면서 무력해지고
있다.

이러한 신화의 쇠퇴는 정보화.세계화.지방화가 동시에 진전되는
세계경제 환경변화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되며,지식.정보.기술의
확산속도가 무역.투자.금융의 거래속도를 능가하면서 생산 하나에
매달리는 기업은 크든 작든 예외없이 경쟁력을 잃는다.

제조업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경제와 기업의 소프트화"가
촉진돼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제조업은 지원하고 정보.유통.금융은 규제해온 개발연대의
산업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우리의 산업정책은 기업이 해야할 투자결정과 조직체계에 아직도
정부개입이 심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하고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시장정책에는
정부가 소홀한 경향이있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쪼개서 정책을 세우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차별함으로써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했다.

상업 인프라스트럭처의 발전없이 제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는
없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없애고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한다.

나라안에서부터 열린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개방되고 유연한 경제체제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앞서
간다.

선진경영기법과 미래기술을 습득한 젊은 기업인이 이끄는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선진국의 거대한 다국적기업과 경쟁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대기업의 사업의욕이 대규모 설비확장에 매달리고 자금내부화에
열을 올려 관료화된 경영조직,회의실 중심 의사결정으로 둔해지고
느려진다.

그러나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은 다양한 고객을 위한 다품종 히트상품을
개발하고 현지화된 법인으로 국제금융을 활용하며 핵심의사결정이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발빠른 중소기업이 사업하기 좋고 경쟁에 불편이 없어 경제에 활력이
붙고 대기업의 동반자가 되게할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앞서가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이를위해 정부는 엄정한 시장심판자가 되어야 하며 인력양성,인프라투
자,제도개혁에 주력해야 한다.

대외개방에 앞서 대내경쟁이 촉진되고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번창하는 자유경쟁 시장체제의 창달이,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대비하는 또 한가지 확실한
방법으로,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