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하락을 막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시장개입에 나섰는데도
미국 달러화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장이 열리자마자 달러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
엔화에 대해 도쿄 최저치인 달러당 86.43엔을 기록했으며 오후 3시현재
전거래일인 31일 종가보다 2.26엔 떨어진 86.92엔에 거래됐다.

달러가 떨어진 것은 지난 31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재할인율을
인하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달러 가치를 부양할 마땅한 대책이 없어 달러
전망이 어둡다고 본 투자자들이 매입을 꺼리고 매도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달러가 도쿄최저치를 경신하며 지난달 31일 뉴욕시장에서 기록한
전후최저치(86.23엔)에 근접하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물론 미연준리
(FRB)까지 시장개입에 나서 엔화와 마르크화를 팔아 달러를 사들였으나
일시적으로 87엔대를 회복한뒤 다시 86엔대로 떨어져 달러가 조만간 85엔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만 증폭시켰다.

FRB는 오전에 두 차례,오후에 한 차례 시장에 개입했는데 FRB가 아시아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3년여만에 처음이다.

일본 대장성은 FRB의 외환시장 협조개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투자자들은 시장개입에 나선 FRB의 당러지지 의지가 강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 달러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대장성이 일본은행과 엔화 급등(달러 급락)과 주가 폭락
대처방안의 일환으로 재할인율 인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장성의 한 관리는 지난주 대장상이 재할인율 인하를 촉구한데 대해
중앙은행 독립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일본은행이 이를 거부한 것 같다고
풀이하면서 일본은행으로서는 재할인율(현재 1.75%) 인하가 사실상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케무라 마사요시 대장상은 이날 오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와
엔화 급등.주가 폭락에 관한 대책을 협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