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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지 <동남아학회연구원>

중국 운남성과 광서지방은 베트남 6개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대의 길이는 약 2,400km에 이른다.

이 국경에 위치한 양국 부락들은 공통의 민족적 기원 언어 관습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양국 국경마을간 접촉은 전쟁이나 양국관계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지난 53년 중국과 베트남 정부는 국경을 통한 무역에 관한 협정을
맺은 바 있다.

79년 양국관계가 악화돼 국경무역이 금지되기 전까지 국경지방의
경제교류는 매우 활발했다.

차츰 양국관계가 호전돼가면서 이 "비밀시장"은 정기 시장이 됐다.

이 시장은 "잔디시장"이나 "이슬시장"으로 불렸는데 국경부근 잔디밭
에서 해뜨기 전에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양국관계 정상화 이후 중국은 국경을 따라 30개 이상의 거래장소를
개설했고 국경무역은 막을수 없는 추세가 됐다.

이러한 국경무역은 80년대 중반부터 급속히 발전,88년 4억5,000만원이었던
무역액은 89년에는 8억원으로 늘어났고 90년에는 23억7,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90년대 들어서도 계속 이어져 93년에는 28억원(미화
약3억달러)이 국경지역에서 거래됐다.

90년대 들어 양국 정부는 이 오랜 전통을 가진 수송로를 공식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력을 진행중이다.

91년에는 광서지방에 "중월친선철교"가,92년에는 운남성에 "중월친선다리"
가 각각 건설됐다.

운남성과 베트남간의 철도는 아직 계획단계에 있다.

이 국경무역에서 중국은 철물 디젤엔진 시멘트 철강 직물 일상생활용품
의약품등을 수출하고 베트남은 농산물 석탄 면화 면사 고무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 무역의 지불방법도 변화해 왔다.

그동안은 중국 인민폐가 지불수단으로 사용돼 왔으며 물물교환도 통용됐다.

최근에는 인민폐와 미 달러 베트남 동이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으며 신용
거래도 차츰 보급되고 있다.

이곳은 이제 개인 차원뿐 아니라 양국 국영기업 집단소유제기업 사기업
들도 교역을 하는 시장이 됐다.

교역량중 70~80%가 사기업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국경관광및 경제.과학분야의 협력도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경무역의 급속한 성장은 지리적 영향,양지방의 정치적 문화적 배경의
유사성,중국과 베트남의 농산물과 공업제품에 대한 수요등의 영향이다.

지난 91년 관계 정상화 후 양국이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협정을
체결했던 것도 국경무역이 발전하게 된 동력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국경무역을 저해하는 요소들도 존재한다.

첫째,공식적인 관계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에는 아직도 해묵은
불신감과 영토분쟁요소가 남아있다.

지난 92년 베트남은 중국이 남중국 해안에서 미회사에 석유시추권을
준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동시에 베트남은 국경무역지점 몇개를 폐쇄했고 중국으로부터 17가지
품목의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둘째,베트남은 중국외 다른 나라로부터 공산품을 수입할수 있다.

최근 NICs (신흥공업국)와 서방국가들은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셋째,무역활동을 뒷받침할수 있는 국경지역의 사회간접자본과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장애요소들이 극복되지 않는 한 베트남.중국간 국경무역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