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기기의 역사는 축음기에서 시작됐다.

미국 토머스 에디슨이 세계최초의 축음기인 포노그래프(phonograph)를
발명한 것은 1877년.이때부터 자연의 소리를 녹음.재생하는 "꿈과 같은 일"
이 시작됐으니까 오디오역사는 118년이 되는 셈이다.

이기간 동안 오디어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거의 자연음에 가까운 소리를 재생할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같은 "기적"을 가능케한 대표적기술이 디지털기술이다.

그동안의 기술발전은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라고 할수 있다.

에디슨의 축음기발명 이후 인간은 오랫동안 음향재생수단으로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해져 왔다.

이는 모든 신호를 물리적 수치로 형상화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날로그 방식이 잡음 신호의 일그러짐 등과 같은 기술적 한계점을
나타내면서 새로운 기술개발이 모색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방식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원음의 생생한 소리를 들려줄수 있게
만든 디지털 방식이 그것이다.

"0"과 "1"의 두 가지 신호로 정보를 처리, 잡음없는 선명한 음질을 제공
하는 이 방식의 도입은 오디오기술 발전사에서 혁명에 견줄만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난 82년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일본 소니사에 의해 공동개발된 CD(콤팩트
디스크)플레이어는 디지털기술을 오디오에 적용한 대표적 사례이다.

흔히 "꿈의 오디오"라 불리는 이 CD는 지름 12cm의 작은 원판위에 디지털
방식으로 음향을 저장해 선명한 원음을 제공했다.

또 다루기도 간편해 우리주위에서 LP가 상당부분 설 땅을 잃게 만들었다.

최초에 선보인 CD가 음향만을 담을 수 있었다면 뒤이어 등장한 비디오 CD는
소리는 물론 최대 74분의 동화상까지 기록.재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영화는 물론 음악과 영상반주 등을 손쉽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최근에는 최대 135분의 동화상을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 CD가 개발
되었다).

들으면서 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 비디오 CD의 등장은 본격적인 AV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AV기기의 또다른 매체인 영상분야의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
했다.

흑백 TV에서 컬러 TV로의 전환을 시작으로 촉발된 TV의 변신은 이제
고품위 영상을 담는 새로운 매체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TV화상을 보고 경이의 감탄을 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화상의 "질"을
논하는 시대로 바뀜에 따라 TV는 화면의 고품질화와 대형화를 추구하게
되었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선보인 와이드 TV와 실용화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 HD(고선명)TV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제품이다.

오디오와 비디오의 결합을 앞당기면서 AV시스템의 발전을 가져온 또 하나의
계기는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잡음감쇄와 음장효과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은 오디오
와 비디오의 보다 완전한 결합을 만들어 내면서 AV시대의 촉진제가 되고
있다.

음장효과란 영화관 연주회장 스타디움 오페라홀 등 다양한 현장의 음감을
미리 입력시켜 놓고 시청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추가는 단순한 스테레오 음향의 오디오 사운드를 3차원의
입체음향에 이르게 하는 단계로까지 비약시켰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DSP(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앰프는 이 음장효과를
채택한 제품이다.

AV기기의 발전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일본의 마쓰시타사는 계곡소리나 해변가의 소리등을 감상할 수
있는 AV기기를 선보였다.

바이오.음이온등 건강과 관련된 아이디어 제품들도 국내 가전업체들이
내놓은 바 있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