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긴축통화정책으로 월별 인플레율이 지난해 12월의 20%에서 이번
4월에는 7-8%로 하락했다고 타티아나 파라모노바 러시아중앙은행 총재가
9일 발표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차총회에 앞서 가진 런던 은행가및 기업인들과의
모임에서 행한 연설에서 파라모노바총재는 "러시아의 인플레가 서방의 기준
에 비춰보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진전"이라고 평가
하고 "그 결과러시아의 지난 3개월간 금과 통화보유고가 급증했으며 외환
보유고도 9조루블에 이른다"고 말 했다.

블라디미르 코소프 재무차관은 이 모임의 예비투자자들에게 러시아의 국민
저축률이 20%이며 이는 "세계최고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저축중 상당부분이 루블화 가치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미달러화로 교환되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전체고용의 60%, 전체생산의 50%를 차지하는 민간부문이
점차 번성하고 있으며 국내에 4천만명의 주주가 있다"고 설명하고 러시아에
대한 외국자본의 직접투자는 지난해말 3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이 면세와 소득세감면에서부터 현재의
주식거래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아직 외국인들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코소프차관은 특히 항공기산업을 포함한 모든 고도기술분야에 외국자본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대표단이 제시한 한 조사결과를 보면 러시아와 외국과의
합작산업중 절반이상이 원자재와 일용품분야이고 42%는 석유가스 수출산업
이며 나머지 8%는 목재산업인 것으로 밝혀져 러시아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는 대개 1차산업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관리들은 지난해 EBRD 신규투자액중 러시아에 대한 투자가 약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EBRD는 지금까지 차관과 주식투자등으로 13억달러가량을
러시아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소프차관은 러시아수출에 대한 서방측의 봉쇄조치를 비난하고
러시아는 쿼타규제에 의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뒤 "러시아와
서방측이 상호호혜주의 원칙에 충실해야만 진정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