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행진이 지칠줄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

달러당 80엔선의 붕괴도 눈앞에 보인다.

이에 따라 원화의 대달러환율은 계속 절상되고 있고 원화의 대엔화환율은
절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원화의 대엔화 환율을 원.달러 환율처럼 외환시장에서의
수요공급에 따라 시장평균환율 방식으로 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자 본지 1면 보도) 재정경제원 당국자는 원화의 대엔화 환율이
국제시장에서의 엔.달러간 환율에 의해 결정돼 국내 엔화 수급동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 8일까지 원화의 대달러 환율은 2.5% 절상되었으나 대엔화
환율은 14%나 절하되었다.

90년3월부터 실시중인 시장평균환율 제도에 따라 원화의 대달러
환율이 먼저 결정되고 엔화를 비롯한 기타통화의 환율은 먼저 결정된
원.달러 환율에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달러화와 당해 통화의
환율을 재정하여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원화의 대엔화 환율은 국내 시장에서의 엔화 수급동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나라들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모든 통화에 대한
환율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각국의 통화가 개별적으로 직접 거래되는 경우 환율고시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할수 있다는 점과 개별 통화간에 산출된 환율이 균형을 잃을
경우 일어날 차익실현을 위한 재정거래 기회를 줄일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엔고와 때를 같이 하여 엔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거래통화로서의 지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경제력이 커진다 해도 무역흑자를 쌓아가기만 하고 경제력에
걸맞지 않는 경제운용과 시장폐쇄성,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관차역할을
제대로 할수 없기 때문에 엔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고
보아야 한다.

당국과 경제계가 할 일은 초엔고를 활용하는 노력이지 환율결정방식의
변경이 아니다.

엔고,저달러는 환율조정 이전의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