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니스계의 최고인기스타 안드레 아가시(24.미국)가 친구이자
맞수인 피트 샘프라스(23.미국)를 밀어내고 10일 마침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86년 프로에 입문한 아가시가 세계랭킹 1위자리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ATP(세계남자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이번주에 열리는 95일본오픈(총상금
120만달러)에 지난해 우승자인 샘프라스가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그랜드슬램대회인 94US오픈과 95호주오픈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던 아가시가 마침내 1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아가시는 지난 12개월간의 참가대회중 성적이 좋은 14개 대회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ATP순위 산정방식에 따라 지난주까지 4,403점을 획득해
샘프라스의 4,534점에 131점 뒤져 있었다.

그러나 아가시는 94일본오픈에서 우승한 샘프라스가 다음달 말에 열릴
프랑스오픈을 대비해 하트코트대회인 일본오픈보다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대회 출전을 결정, 349점을 잃는 바람에 세계정상에
오르는 행운을 안게 됐다.

공하나 친것 없이 갑작스레 세계 1위에 오르게 됐다는 말을 들은
아가시는 "점수산정상의 방식으로 인해 세계 1위가 되고 싶지는 않다"
면서 "샘프라스가 나보다앞서 있다면 정정당당히 싸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다소 떨떠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가시는 일본오픈의 성적에 관계없이 정상자리를 지키게 됐는 데
이번 대회에서는 마이클 창, 전세계1위 짐 쿠리어(미국),
웨인 페레이라(남아공) 등과 정상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