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들어 장단기금리가 야금야금 올라가는등 한동안 잠잠했던 자금시장이 불
안기미를 보이고있다.

회사채유통수익율이 11일 연14.85%선으로 지난달말의 연14.20%보다 0.65%포
인트 올랐고 하루짜리 콜금리도 2.3%포인트가량 오른 연14.5%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이론을 입증하듯 주식시장 또한 마지노
선으로 여겨졌던 900선이 무너졌다.

자금시장의 불안은 곧바로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이달중 총통화(M2)증가율을 17%내외로 잡고 있어 1조원안팎의
추가 자금공급이 예상되는 데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뭘까.

자금시장과 기업관계자들은 과거 자금 보리고개라 일컬어졌던 "마의 4월"이
되풀이 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화당국인 한은은 그러나 최근 장단기 금리가 다소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전반적인 시중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만큼 급격한 자금압박은 없을 것이라
고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사채유통수익률과 하루짜리 콜금리 모두 연 15%선이 "단기
고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과열로 진단되고 있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통화당국에서 어느정도 자금을 조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에 대비하
기위한 기업들의 자금 "가수요"가 만만치않아 금리상승세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들어 장기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기업들이 본
격적인 설비투자시즌을 맞아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는등 회사채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들어 회사채발행 순증규모는 1월 7천2백억원, 2월 7천5백억원, 3월 5천4
백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에는 9천2백억원이 예정되어 있다.

작년 4월의 순증물량이 7천8백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보면 발행물량이 상당
히 많은 편이다.

특히 이번주에만도 3천억원의 발행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회사채유통수익율
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에는 은행들의 고금리상품이 많이 개발되어 이들 상품에 편입시
키기위한 회사채수요가 많았으나 고금리상품들의 예금감소추세로 회사채매입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편이다.

결국 장기금리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은 당분간 상승기조를 보일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루짜리 콜금리등 단기금리가 오르는 것은 한은이 은행들에 대한 지준관리
를 타이트하게 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달까지 한은은 은행들의 지준을 잉여상태로 조절했으나 이번달들어 갑
자기 조이고 있다는게 은행들의 얘기다.

따라서 지난달 플러스상태를 보이던 은행지준이 이번달들어 마이너스(적수
부족)로 돌아섰고 이에따라 은행들이 지준자금을 구하면서 단기금리가 올라
간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그러나 이번 4월 상반월에 원천세 1조원가량이 10일 국고로 환수되
지만 하반월에는 재정방출이 예정되어 있어 일시적으로 자금을 조이고 있다
고 설명하고 있다.

14일 교원급여(6천억원)와 지방교부금(2천억원), 17일 지방공무원급여(2천
억원), 20일 중앙공무원급여(1천5백억원)등의 재정방출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자금을 섣불리 풀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는 별도로 일부 증권사들이 지난달 회사채유통수익률이 한창 떨어질때
콜자금을 빌려다가 채권을 샀으나 갑자기 수익율이 올라가면서 채권을 팔지
못해 자금이 묶여있는 점도 콜금리의 오름세를 부추키고 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