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던 메서디스트(Southern Methodist)대학 전자공학과의 지난 학기
수업에는 4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중 38명은 텍사스주 달라스에 있는 대학 캠퍼스내 강의실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나머지 6명은 그렇치 않았다.

그들은 2천마일(3천2백여km)정도 떨어진 뉴저지주 미들타운에 있는 AT&T사
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들은 모니터화면을 통해 중계되는 교수의 강의내용을 듣고 질문도 하는
등 캠퍼스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과 다름없이 수업에 참여했다.

그들은 또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에 있는 내셔널 테크놀로지컬
유니버시티에도 등록, 강의를 받았다.

이같은 방식으로 강의가 이뤄지는 대학이 현재 미국내에 45개나 있다.

미들타운에 머무르면서 수업을 받을수 있었던 것은 직접 찾아다녀야 했던
강의실을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해 자신의 모니터속으로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여러나라의 정부와 대학등 교육기관에서 그동안 진행시킨 실험의
결과로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가상공간에 마련된
교실, 버츄얼 클래스룸(Virtual Classroom)의 한 단면이다.

지금까지는 버츄얼 클래스룸이 전세계 차원이라기보다는 특정장소나 국가에
한정된 네트워크에 자리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사이버스페이스 인터넷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가상교실의 목표중 가장 비중이 주어지는 부분은 멀티미디어 기기와
인터넷 같은 요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복합,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가질수 있도록 하게 하느냐는 것이다.

또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 더욱
많은 양의 정보전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있다.

영국 런던 북부의 와트포드 부근에 위치한 중등 교육기관인 퀸스 스쿨이
올초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멀티미디어및 온라인 교수법은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대표적인 실험으로 꼽힌다.

이 학급에서는 교실안에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갖춰 놓고 이를 이용하는
훈련이 이뤄지게 과제를 내주는 동시에 기기들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할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교사와 학생간의 대화에 전자우편을 이용하게 하는가 하면
러시아에 있는 한 중학교와 접촉토록 커리큘럼을 짜 학생들이 컴퓨터통신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했다.

또 현재는 예산상의 문제등으로 실시를 보류하고 있으나 인터넷을 활용,
지리공부를 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등 여러 가지 학습실험을 준비중
이다.

그동안의 교육결과, 학습효과가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으로 판명됐다고
학교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멀티미디어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헤드폰을 쓰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행위등이 수반됨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풀이한다.

영국의 경우는 온라인 교육의 성과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5천개 중등학교가 온라인 교실을 운영할수
있도록 할 방침인데 이를 위해 퀸스 스쿨에서 시도하는 것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여러 정부 부처및 기관에서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훈련센터및 대학과 연계, 온라인 교육의 일관성을 높인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물론 이런 시도를 하는 나라가 미국이나 영국등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선진 각국은 교육의 온라인화를 위한 나름대로의 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어 버츄얼 클래스룸에 관한 실험은 웬만큼 특색이 있지 않고서는 이제
뉴스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이버스페이스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아직도
많은 해결과제들이 남아 있다.

현재 추진되는 시도는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으로 가능성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