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사를 덤핑으로 수주한이후 실제공사에선 철근 시멘트 레미콘
아스콘등 주요 건자재값을 대폭 삭감,덤핑수주로인한 손해를 보전하
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건자재를 관으로부터 공급받지않고 회사가 직접 구입
시공하는 공사입찰에서 주로 나타나 불량건자재 사용으로 인한 부실시
공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구시가 지난해 발주한 화랑로확장공사의
경우 건자재값이 설계에는 48억8,800만원으로 계상돼있으나 실제 공사
내역서에는 불과 4억4,400만원만 책정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사는 설계금액 267억4,600만원의 61.69%인 165억원에 덤핑낙찰된
공사로 시공회사는 자재비를 대폭 줄여 덤핑낙찰에서 오는 손해를 보전
하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설부가 지난해 발주한 왜관인터체인지~대구시계간 도로공사 입
찰에서도 설계에 계상된 자재금액이 87억8,100만원이지만 공사내역서에
는 자재비를 57억200만원으로 책정한것으로 밝혀졌다.

이 공사 역시 설계비 776억2,000만원의 62.07%인 481억8,000만원에 저
가낙찰된 공사로 덤핑투찰에서 오는 손해의 폭을 자재구입과정에서 줄이
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들어서는 아직 대형정부공사가 발주되지 않았으나 이달말부터 대형
정부공사 발주가 본격화되면 이처럼 덤핑수주한 공사비를 자재비에서
보전하려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관계자들은 설계에 반영된 자재비를 실제공사에서 이같이 무
모하게 삭감하는것은 규정보다 자재를 적게 투입하거나 불량자재를 사용
하지 않는한 불가능하다면서 이같은 사례가 덤핑낙찰된 공사현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