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민간합동경제위원회 회의가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무역 산업협력 교류
확대등 3개 분과위원회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양국간의 수평적 분업과
대등한 입장에서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지난 69년 민간경제회의가 발족한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기업인들이 일본측
에 일방적인 "기술이전"을 요구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엔화강세
와 한국의 발전을 반영, 양국이 대응한 관계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제1분과위원회(공동의장 박세영한주통상회장 후지무라마사야일한경제
협회부회장)는 한국관광공사 제주관광센터(중문단지)에서 양국기업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출범에 따른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위원회에서 안종원(주)쌍용대표이사부사장이 "WTO체제하에서의 한일
양국의 협력방안"을 주제로, 이토다다시스미토모상사회장이 "WTO체제하에서
일한무역의 미래상"을 주제로 발제연설을 했다.

안대표이사부사장은 "한일양국이 모두 아시아지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다"
면서 "이제 아시아지역을 판패시장으로만 보지 말고 한국과 일본이 함께
진출해 아시아지역의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토다다시회장은 "반도체 철강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최근들어 양국간의
수평분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양국간의 무역불균형은 확대균형 측면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수길박사는 "현재의 엔고현상은 어제 오늘에 일어난
것이 아닐뿐만 아니라 일본기업이 우려하는것만큼 그렇게 심각하지도 않다"
며 "엔고가 세계경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일본 기업인들은 "일본의 무역흑자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지속된 엔고로 일본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이 경제협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분과위원회는 제주신라호텔에서 양국기업인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의 산업협력을 주제로 회의를 개최했다.

이 위원회에서 이윤우삼성전자반도체총괄대표이사은 "전환기에 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양국간 기술협력방안"을 주제로, 미키 도시오신일본제철
부사장은 "아시아지역에 있어서의 산업협력의 미래상"을 주제로 발제연설을
했다.

이부사장은 "그동안 한국의 기술발전수준을 감안할때 앞으로는 첨단
고부가가치분야에서도 상호보완협력이 가능할것"이라고 말하고 "최근의
엔고현상과 한국의 세계화추진에 따른 투자여건 개선은 양국간의 투자패턴을
바꿀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미키도시오부사장은 "한국의 철강산업은 일본의 좋은 경쟁상대이며 공정한
시장을 유지 창조하기 위한 대등한 입장의 파트너"라면서 "앞으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3국에 대한 산업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일양국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 이들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금명간 구체적인 경제협력이나 기술이전등의 열매가
맺을것 같은 열기를 보였다.

<>.제3분과위원회와 전체회의는 양국의 기업인 교류외에 청소년및 관광객의
교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덕현한일경제협회전무는 "지난 13년간 회의에 참석해 왔지만 올해처럼
양측이 대등한 입장에서 산업협력을 논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엔고현상이 양국의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전망했다.

신전무는 "일본측 참석자들이 예전과는 달리 진지한 자세로 한일양국의
협력을 논의하는 분위기"라면서 "앞으로 양국기업인들이 나가야 할 방향이
제시된 느낌"이라고 평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