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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논단] 팽팽도는 세상, 속지않는 군중 .. 호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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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영진 < 본사 상임고문 >

    "미친 시대엔 미친 조직이 필요하다"(Crazy Times Call for Crazy
    Organizations)...

    책이름이다.

    국내에선 "경영파괴"로 역간된 홈 피터스 근처이 원표제다.

    이 반어적 명명이 판매전술만은 아니다.

    그는 "해방경영"에 이어 펴낸 이 책의 서두에서 "변화가지고는 약하다.
    우리를 있게한 모든 관습을 폐기하고 당신의 기억에서 변화를 제거하라.
    그대신 폐기 또는 혁명으로 대체하라"고 쓰고 있다.

    변화의 부정이 아니라 루머랑식 강조다.

    요즘세상 빠른 변화에 현기증을 앓다가 "미친 세상"이란 형용을 들으니
    어법이 시원스럽다.

    변화를 내걸고 당선된 클린턴이나 학자 기업가 할것없이 "변하지 않으려면
    죽으라"고 다그치니 이러다간 변화공포증이 번지겠다.

    미래학 또는 문명론 유사 논자일수록 강도는 더 거세다.

    예언서들이 정글처럼 무성하게 꼬리를 물고 나오는 통에 제복만 쫓아가도
    어지럽다.

    냉전 끝난후 요 5년이 극성이다.

    80년대 토플러가 "제3의 물결"로 홈런을 치기전엔 고 허만 칸의 "후기산업
    사회론"을 빼놀수 없다.

    70년대초 석유쇼크때 85년께이면 원유가 배럴당 1백달러로 폭등한다는
    현인로마클럽과 미CIA의 비판론에 칸박사는 천만에였다.

    다가올 "후기산업사회"에는 대체자원 해저개발등 대안이 얼마든지 나올테니
    인류미래는 비관할게 아니라고 장담했다.

    말하자면 토플러는 그 후속타자다.

    73년 서울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허만 칸의 강론을 듣고 이름처럼 "허망"한
    구석이 있구나 느껴졌지만 승리자는 현인그룹도, 권부도 아닌 털보 낙천가
    칸 아닌가.

    유가는 79년 2차파동에 잠시 38달러를 치더니만 이내 되내려 10년이상
    20달러를 도니 말이다.

    최신간 폴 크루그만의 "번영의 행상"(Peddling Prosperity) 비판서는 최근
    20년 미 역대정권의 경제정책들이 하나같이 엉터리라고 비아냥거린다.

    그 정책들은 학자보다 관변 경제전문가(Pooicy Entropreneur 라 명명)들의
    제안인데 가령 만화같이 단순한 레이건의 공급중지정책은 한가지로 효과본게
    없이 3조달러의 빚만 남겼을 뿐이라고 긁어댔다.

    근년 미국경제 회복이 전략으로 리스트럭처럼 벤치마칭 다운사이징등
    엇비슷한 이론들이 도토리 키재듯 서로 탁효라고 뽑내온다.

    그 하나하나엔 분명 일의적 타당성은 있어 보이나 어느 하나도 만병통치약
    은 아니다.

    그 막판에 우뚝 솟아난 것이 마이클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이다.

    한순간에 패권을 쥐었다.

    마치 신약이나 되듯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아뿔사! 불과 2년에 만종소리가 들리다니..

    미국기업들이 행한 리엔지니어링의 3분의2내지 4분의3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 보스턴 전문가 모임의 분석이다.

    특히 다운사이징과 혼동, 감원의 대명사로 오도패사원의 저항에 부딪친다는
    지적이다.

    해머는 저항이 문제가 아니라 저항을 잘못 다룬게 문제라고 반격한다.

    그걸 복도 "극부론"과 "자본론"은 비록 큰 수정을 겪거나 종업을 맞았지만
    장수다.

    하지만 이제부터 나오는 어떤 학자의 새 파라다임적 이론도 라이프 사이클
    이 갈수 있을것 갑지가 않다.

    3년커녕 한해만 넘겨도 돋보일게다.

    도쿄의 한 금융달러가 "시황을 판단함에 장기를 대략 얼마도 잡고
    일하느냐"는 질문에 한참만에 답한 것이 10분이더라고 피터스는 인용했다.

    어디 경제.경영이론 뿐인가.

    근년의 지구촌은 하루가 다르게 예측불허의 북새통으로 돌진해 가고있다.

    스스로의 변화에도 정신을 가다듭지 못하는 대중매체들이 전하느니 놀랄
    사건 시리즈다.

    사람이 돼지의 장기를 이식받게 되리라는등 의학연구 과학의 발전은
    그렇다치자.

    인간의 사고를 원천으로 하는 사회 문화 정치의 전개가 반상식, 예측불허의
    궤도이탈을 가속하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그것을 보며 우리가 감지하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한가지
    사실뿐이다.

    변화의 방향도 고도도 감촉도 색깔도 그리고 더더욱 목표도 우리는 알수가
    없다.

    제도가 완비됐다고 부러움을 받고 구미 선진국, 서구 뺨치게 빈틈없는
    질서사회로 칭찬받던 전후 일본에서 기상천와의 불상사들이 고의건 실수건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고 있다.

    육감으로 지진을 피하는 동물과 달리 사람이 얼만큼이라도 앞을 내다볼수
    있는 것은 오래 누적된 상의 덕이다.

    그런데 그 상식이 무용지불이 됨은 피터스의 말 그대로 우리를 있게한
    모든 관습을 우리 스스로 폐기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상식에는 수범이 필요하다.

    사람도 여타 동물도 우월자를 모방한다.

    반면교사와 반대모방도 있지만,심지어 욕하면서도 닮는 것은 인성이다.

    더구나 교육의 보급으로 인지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군중은 팥으로 메주를
    쓴다는 지도자를 믿고 순종할 만큼 붕배하지 않다.

    이젠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일단 의심해 보고나서 이해가 일치돼야 동조
    하는 것이 시대조류다.

    통합 지방선거가 다가 올수록 점입가경이다.

    도쿄와 오오사카 지사선거의 충격이 줄기보다 오움교의 독가스 처럼 서서히
    전신에 퍼져간다.

    여기서 기성지도자나 그 지망생이 정신 가다듬고 터독할 교훈은 하나다.

    더이상 군중을 얕잡아 기만하려 들지말고 솔직 겸손하게 심판을 구하는
    자세다.

    그런 마음이 없으면 애초부터 그런자리에 나서질 마라.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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