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연수전문기관인 사단법인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일본의 지방자치연수시찰프로그램을 마련한데 이어 오는 17일
부터는 창립 20주년기념행사로 전국경영자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장만기원장을 만나 연구원의 발자취와 활동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 상당히 일찍부터 인적자원개발에 관심을 가지신것 같습니다.

인간개발연구원은 언제 창립됐읍니까.

"발족일은 74년 1월 15일입니다.

그러나 활동은 1년정도 후부터 시작해 첫 월례인간개발 경영자조찬회가
75년 2월 5일에 열렸지요"

-연구원을 설립하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을텐데요.

"71년 미국의 데이비드 마클레란드 교수가 하바드비지니스리뷰라는 잡지
에서 미국이 개발도상국원조정책방향을 물자 지원에서 지도자교육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읍니다.

당시 대학에서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그것을 읽고 기업 경영자의 교육이
국가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읍니다.

그후 당시 연세대교수였던 이규호 전문교부장관 OB맥주사장이었던 정수창
전상공회의소회장등과 힘을 모아 사단법인을 설립하게 됐지요.

초창기세미나는 성공담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한달에 한번
하다가 참가자가 많아 78년부터는 현재의 주간모임으로 변경했읍니다"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인적자원개발에 나섰습니까.

"주로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인적자원개발켐페인을 벌인 셈입니다.

연수프로그램은 저명인사 한분을 초대해 간담회형식으로 여는 인간개발
경영자연구회와 저명인사 20-30명을 초청, 3일간 특정주제를 놓고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영자세미나등 두가지가 있지요.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는 매주 목요일 아침에, 경영자세미나는 봄 여름
가을 세번 마련됩니다.

연구회는 회원만이 참사할수 있고 세미나는 경영자이면 누구나 참가할수
있읍니다"

-주로 어떤 내용을 강연합니까.

"정부부처 장관이나 성공한 경영자들이 정부의 주요정책방향이나 기업을
경영하면서 겪었던 역경등을 얘기합니다.

최근에는 경영자들의 안목을 넓히기 위해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
경영자들도 초청하고 있읍니다"

-재미있는 강연도 많았겠는데요.

"한시간내에 말해야 하므로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강연은
많았지요.

일본 MK택시의 유봉식사장을 초청한 적이 있는데 사원 한사름을 길러내는데
1억엔이 들었고 사원이 모두 2천3백명이어서 자신의 재산이 2천3백억엔
이라는 계산을 하더군요.

기업에서 인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요.

또 학창시설에 음성번역소프트웨어를 발명 샤프사에 1억엔에 팔아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일본 소프트웨어뱅크의 손정희회장 강연에서는 그녀의 끈질긴
사업 집념에 참가자들이 모두 감명받는 모습이었읍니다.

손회장은 고등학교때 미국으로 유학갔는데 영어표현력이 모자라자 일본어로
답안을 쓸수 있도록 끈질기게 요청해 결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과했다고
하더군요.

거기다가 사업아이디어만을 들고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너무도
감사해서 자금지원을 결정해 주던 날을 은행에 대한 감사의 날로 정했다고
하더군요.

강연후 한참동안 회원들간에 얘기거리가 될 정도였지요"

-회원들끼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지 않읍니까.

"물론 정보를 교환합니다.

회원간 정보교환을 위해 이종기업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읍니다.

경쟁관계가 없는 회사의 책임있는 경영자들끼리 모여 회사를 서로 방문하고
업계의 상황을 소개함으로써 다른 분야의 정보를 얻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3개그룹이 구성되어 있으며 한 그룹에 2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읍니다"

-20년간 인간개발사업을 벌여오면서 보람이라던가 서운한 일도
있었을텐데요.

"70년대말 YH사건이 일어날 무렵 노사문제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 기억에
남는군요.

당시 정부와 경제단체의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1백명이상의 종업원을
가진 기업의 최고경영자 3천2백명을 초청, 이틀간 노사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했읍니다.

노사관계안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직후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20명의 기업인들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경제인들과 만났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모스크바에서 만났던 많은 인사들이 현재 주한 러시아상공회의소소장
등으로 활약하고 있어 양국간의 국교수립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의 인재관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리의 경영자들도 최근엔 인간존중의 경영을 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아직 그렇지 못한 경영자도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인류가 마지막으로 의존해야 하는 최대의 자원이 생각을 갖고 인간
존중의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