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도움이될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꼭 필요한 시기에 듣고싶은 선배의 얘기를 들을수 없었던
나로서는 이것이 타인에게 줄수있는 가장 요긴한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94년말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지도자100인"에 뽑힌 유일한
한국인 김진애씨(42.서울포럼대표)가 "나의 테마는 사람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김영사간)라는 책을 냈다.

불혹을 갓넘긴 그의 이력은 무척이나 화려하다.

미MIT의 환경설계학박사.

도시건축PD(이말은 서구에서는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가 처음
사용했다. 이는 설계의 여러요소를 총괄하는 이를 지칭), 수도권5개
신도시중 성공작으로 꼽히는 "산본"의 설계자.

그가 이책을 쓸 결심을 하게된 계기는 재작년 그의 마흔살 성년축하파티.

한 친구가 "자신의 얘기"를 글로 써보라고 권유했다.

이미 "서울성" "찬란한 중국" "우리의 주거문화,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등
도시계획에 관한 책을 낸 그였지만 자신의 얘기는 아직 써본적이 없었다.

곧 그는 결심을 굳혔다.

그는 "일"을 "놀이"처럼 할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프로".

그가 생각하는 프로는 3E를 갖춰야 한다.

즐길줄 알고(Enjoy) 도전적이고(Exciting) 무엇이든 재미나게 할줄아는것
(Entertaing).

진정 원하는 일이라야 그것을 잘 해낼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책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800명중 홍일점이었던 대학시절, 학교동기인 남편과 사이에 얻은 두딸,
시부모와 시누이가족과 함께 사는 "세가족집"등..

그러나 그가 정말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주제는 사회속에서의 삶이다.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의 어려움, 합리성이 결여된 사회체계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등이 그가 함께 얘기함으로써 해결해 내고 싶은 문제.

지금 그는 자신이 만든 "서울포럼"을 5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30대이후부터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을 체득했으며 여러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교감(그는 기라고 말했다)이 있기에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존경하거나 큰 영향을 준 인물을 묻는 질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많고
모든이로부터 배우지만 어느 한사람을 사숙하지는 않았다고 답변.

자기 스스로도 타인의 기준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즐긴 취미는 추리소설과 영화.

가장 최근에 본것은 프랑스영화 "책읽어주는 여자".

언젠가는 아주 멋지고 지능적인 추리소설을 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선배들에게는 너무 빨리 뛴다고, 후배들로부터는 너무 압력을 가한다고,
자신의 딸로부터는 "와일드하다"고 야단맞지만 그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비난을 벗어나기 어려울듯 하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