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20일 유원건설측으로부터 <>주식처분승낙서 <>양도담보제공증서
<>구상권포기각서를 받아냄에 따라 유원은 이제 제일은행의 뜻대로
처리될수 있게됐다.

따라서 유원은 우선 법정관리에 들어간뒤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제3자에게 인수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원의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그룹 한화그룹
한솔제지이외에도 이날 한진건설과 한라건설등에서 유원측에 재무제표등
관련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유원의 제3자인수는
예상외로 급진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은행이 유원건설 주식 51%를 담보로 잡아놓고도 그동안 제3자인수를
자신하지 못했던 것은 주식에 대한 담보권만 있었지 처분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국제상사로부터 신한투금을 연수할때 신한투금소유주인
김종호씨가 처분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의 주식을 매입,법정소송끝에
신한투금을 다시 빼앗긴 경험이 있는 제일은행으로선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제일은행은 이제 주식처분에 관한 일체 법적권리를 획득한 만큼
이 주식을 제3자에 매각하는 형식으로 유원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일은행이 담보로 잡고 있는 주식의 지분율이 51%뿐이어서
완전한 경영권이전은 어렵지 않냐는 시각도있다.

제일은행관계자는 그러나 "법정관리에 들어간후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단계를 거친뒤 다시 증자를 할 것"이라며 "증자참여대상은 법정관리인
임의대로 결정하므로 유원쪽의 증자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될지도 관심이다.

특히 유원은 오는 28일 주총이 예정되어 있다.

제일은행측은 현 경영진을 큰 폭으로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사장을 주총에서 경질할지 않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유원에 대해 법원이 재산보전처분결정을 내리면
곧바로 "사장 대행"격인 보전관리인을 선임해야 하므로 최사장 경질
여부는 이와 맞물려 검토될 수밖에 없다.

보전관리인은 법원에서 선임토록 되어있으나 통상 주거래은행에서
추천한 사람이 임명되는게 관례다.

따라서 재산보전처분결정이 내려지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최사장이
경질되고 제일은행출신으로 현재 유원의 자금담당 부사장을 맡고있어
양쪽 사정을 잘아는 구태서씨가 보전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일은행은 이처럼 유원의 법정관리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아나가면서
유원 인수 업체 물색에 적극 나선다는 생각이다.

이철수행장이 최근 "5~6개업체가 인수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인수희망업체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게 주변의
얘기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는데다 제일은행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기대되는 탓이다.

제일은행이 예상외로 빨리 "유원"이란 늪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것도
이때문이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