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가 21일 달러당 83엔대로 회복됐다.

이틀전인 19일의 79.75엔에 비하면 꽤 강한 단기반등세이다.

그렇지만 외환시장은 이를 달러의 "근본적인 회복조짐"으로 보지 않는다.

단지 오는 25일의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담을 앞둔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있다.

달러가 20일 뉴욕시장에서 83.11엔을 기록하고 21일 도쿄시장에서도
83.72엔으로 올라선것은 순전히 시장의 기술적인 요인때문이다.

헷지펀드를 필두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대형기관투자가들이 G7회담을
앞두고 포트폴리오의 안전성을 추구한 탓이다.

달러가 이제 떨어질만큼 떨어졌고 그에따라 앞으로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회복은 결코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달러가 불과 이틀사이에 3엔이상 오른 것은 기관투자가들이 "스퀘어(균형)
포지션"전략을 택한 결과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달러를 대량 매각, 전체 포트폴리오중 매도포지션이
매입포지션보다 훨씬 커져 있었다.

이 상황에서 오는 G7회담이 만에 하나 강력한 달러회복책을 내놓기라도
하면 투자가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

비록 가능성은 작지만 G7이 효과적인 환율안정책을 마련할 것에 대비,
달러의 매도포지션과 매입포지션을 동일하게 하는 스퀘어포지션전략을
취함으로써 달러가치가 단기 반등한 것이다.

매도포지션이 많은 상태에서 전체외환투자 포트폴리오를 매도=매입포지션의
균형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팔았던 달러를 다시 사는 숏커버링(재매입)이
제일이다.

이 숏커버링으로 달러는 지난 이틀동안 올랐다.

결국 G7회담때까지는 달러의 스퀘어포지션을 유지하겠다는 기관투자가들의
안전제일주의 방침으로 달러가 단기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G7회담에서 환율안정대책이 나올수 있는가.

이에 대해 "아니다"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회담에 참석하는 당사자들이나 시장전문가들중 달러를 끌어올릴 만한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것같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환율
안정화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의제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될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및 재정적자축소대책, 일본의 보다 강력한 시장개방및
내수활성화문제, 그리고 달러.엔.마르크등 주요 환율에 타겟존(목표환율대)
을 설정하는 것등이다.

그러나 어느것도 당사국들의 약속을 받아내거나 7개국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의 환율불안을 바라보는 7개국의 시각이 제각각이고 국내경제사정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으로서는 달러저(엔고)를 내심 반기고 있고 국내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단지 달러회복만을 위해 금리를 올릴수 없는 형편이다.

재정적자감축은 매우 소망스럽지만 그 성격상 단기대책을 내놓기가 어렵다.

일본은 재할인율인하를 포함한 긴급엔고대책을 내놓았으니 이제는 미국이
무언가를 해야할 차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독일은 마르크강세가 인플레억제에 기여한다는 평가아래 지금의 환율불안을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프랑스는 특별히 할만한 일이 없다는 소극적인 자세이고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는 미일중 어느편도 들지 않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타겟존설정은 새삼스런 의제도 아닌데다 타겟존을 지켜야하는 부담때문에
이번에도 단순히 논의차원으로 끝날 것 같다.

따라서 이번 회담도 과거처럼 구체적인 합의없이 환율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력한다는 구두선언으로 끝날 공산이 매우 크다.

다만 한가지 과거보다는 협력다짐의 목소리를 좀더 강하게 낼수 있다는
점은 기대해 볼만하다.

이처럼 G7회담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는 탓에 회담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달러는 미일자동차협상의 최종결과가 나오는 내달초까지는 달러당 80-85엔
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