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부터 실시되는 먹는 샘물(생수)의 본격 시판을 앞두고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에 따른 피해사례가 크게 늘어나는등 국토의 황폐화가 우려되고
있어 지하수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관정시설 42만5천공에서 이용하고 있
는 지하수의 양은 연간 25억t규모로 개발가능량 1백30억t에 비하면 다소 여
유가 있는 수준이나 지속적인 오염과 수원고갈,지반침하에 따른 환경파괴가
잇따르고 있어 국가차원에서의 지하수종합관리가 요청되고 있다.

더욱이 국민들이 식수를 생수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가뭄극복과
생수원개발을 위한 지하수개발마저 무분별하게 벌어져 올해만도 3만5천여공
이 파헤쳐졌다.

이에따라 지하수개발에 따른 피해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곡온천지역이 연간지하수 유입량인 1백30만t보다 많은 1백35만t의 지하수
를 퍼내 82년부터 89년까지 지하수 수위가 1백45m나 내려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인천시 고잔동 지역에서는 유리섬유제조업체가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
립,지하수를 오염시켜 이를 마신 인근 주민들이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등 직
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최근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공단지역에서는 각종 오.폐수가 지하로
흘러들어 대부분 지역이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보
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01년까지 모두 2백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수종
합관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나 이제껏 전국 지하수실태에 따른 별다른 조
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생수의 본격시판을 앞두고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서도 시장에 참여함으
로써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한 무분별한 개발과 이에따른 환경파괴현상은 더
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양승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