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외국여행을 통해 강하게 느낀 인상은 한국처럼 경제적으로 활기찬
나라가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미국 독일 일본등 선진제국의 호텔이나 백화점 식당등 어디에 가나 한국과
같은 호황을 볼수가 없었다.

하기야 1994년 우리나라의 국민계정을 보면 그럴수 밖에 없다고 피상적으로
대답할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GDP성장률은 8.4%인데 북해 이들나라의 성장률은
우리나라에 비해 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GDP의 내용을 모면 소비성장률은 7.0%이나 총고정자본형성의 증가율은
12%, 상품수출신장률은 약15%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증가률은 23%를 상회하는 왕성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정부가 자랑하듯 우리나라의 현행경제적 호황은 그 구성에 있어서도 건전
하다고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거시경제지표가 과연 계속 유지될수 있을지 하는
의문에서 좀더 깊이 관찰해보면 현행 호황에 대해 우려와 불안감을 금할수
없다.

필자가 최근 한학기간 미국의 대학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바를 간단히
소개해 보면 첫째, 구매력차원에서 국내 상품가격이 미국에 비해 싼 것이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품은 고사하더라도 의류 자동차 전자제품등은 거의 모든 제품가격이
우리나라에 비해 반이하이다.

둘째, 생산요소가격을 비교해보면 제조업이나 서비스분야의 근로자임금은
약간 높거나 거의 우리나라 수준과 비슷한데 금리는 우리수준의 반수준이다.

셋째, 생산요소가격에서의 우위가 없다하더라도 기술및 겨잉조직에서
생산성이 높다면 경쟁력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및 경영, 조직면에서 우리가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점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 없다.

미국대학생들의 면학분위기나 교수들을 위한 정보및 연구실비는 우리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앞서고 있다.

넷째, 물적 인적사회간접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통체증으로 인해 국내물유비용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의 마음가짐도 추악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경제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지금의 호황이 한갓 거품
경제 같은 인상을 강하게 받게된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경제적 성공을 자랑했던 멕시코가 최근 낙하하는
경제로 급변한 사실이나 얼마전까지만해도 세계적으로 제일을 자랑했던
일본이 작금에 와서 큰 곤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꼭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경제는 지금 연쇠적 기술혁신으로 인해 재래산업의 경생구도가 급변
하고 있다.

새로운 교류질서하에서는 직접투자의 비중이 증대하고 상품무역의 비중이
감소하고 또 다국적기업의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산업내 분업과 기업내 무역
이 증대되며 또 다국적기업들이 동일한 규칙에 준하여 서로 경쟁할수 있도록
하는 정책수렴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조류에 부응하면서 국가경쟁우위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경제단위간의(기업을 위시한 금융기관 연구소등) 네트워크가 협상
되고 또 참여 경제단위간의 정보공유가 촉진되고 세계전역을 대상으로
시장과 자원을 최적활용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선진제국과의 연구개발 네트워크와 생산분업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앞서 지적한 우리경제의 여러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내는 이러한
조유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혁신적 중소기업과 세계적네트워크화에 순발력
있게 뛰는 대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의 기업이 세계에서 일류가 되고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경제단위간의 기능적 상호보완을 위한 네트워크적 연계가 확대
되도록 사회기반을 갖춰가야 한다.

가장 경쟁력있느 기업이 자율적으로 뒬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쟁력있는 선수를 발굴하는데 정치적 지역적 안배는 있을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의 진입이다 퇴거에 있어 자유롭게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허가제의 철폐와 혁명적 규제완화를 단행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업합리화정책은 결과적으로 산업불합리화 정책이
되었던 경험을 상기하면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업생산의 전문화시책
도 케케묵은 이야기이다.

범위의 경제가 일변화가 되고 있는 새로운 산업조직에서 기업에 대한
고유업종의 지정은 자유와 경쟁을 구속하는 행위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계열화도 상호보완적 차원에서 기업의 자율에
맞겨야 한다.

또 세계적 네트워크화가 촉진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나
우리기업의 해외 투자가 자유롭고 외국에서의 수입도 훨씬 우리의 수출만큼
자유화되어야 한다.

선진국의 우량기업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상호보완적
기능이 확대되고 네트워크화가 심화되야 하기 때문이다.

또 오늘날 일본의 곤란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일관성있고 꾸준한 개방화.
자유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의 적극적 기능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장의 실패와 외부효과가 분명한 분야에 정부는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핵심적 기반 기술의 획득을 위한 산업계의 연구개발투자를 촉진하고 공동
연구개발사업을 확대하며 연구개발의 비용부담과 성과공유를 유도하는 기술
개발지원체제를 새로운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전문인력양성및 직업훈련을 확산하고 또 산업 교육 연구기관의
시설및 정보가 공유되고 또 공동연구가 확산되도록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
해야 한다.

또 정부는 사회적간접투자확대를 통해 국내외다국적 기업의 고부가가치활동
의 입지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세계화추진은 시기적절하다 하겠다.

그러나 어쩐지 구호에만 앞선것 같은 인상을 받게 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호황이 한낮 거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이 되기
위해서는 차분한 세계인네트워크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

우리경제의 장점은 적응능력이 있는 신축성과 순발력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장점이 최대로 성장할수 있는 기반을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