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내 주요회의에 노동조합간부의 참석을 허용하는등 현장근로자들에게
경영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회사에 대한 근로자들의 주인의식을 유도하고
노사협력무드를 조성하기위해 경영계획 생산계획 재정상태등 각종 경영정보
를 공개하는 분위기가 기업들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한국중공업은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열어 사장이 직접 경영상황을 설명
하고 있다.

김종세이사는 "세부적인 경영계획과 예상되는 문제점등을 허심탄회하게
설명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악성노사분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마산의 한일합섬은 본사상무급
이상의 임원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경영정보를 공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들어 이러한 노사협의회를 통한 정보공개뿐만 아니라 노조간부가
회사내 각종회의에 참석하거나 노사양측이 수시로 경영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등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구미공단의 한국전자와 울산 현대자동차는 매달 생산관련회의에 노조
위원장이 참석토록해 생산량과 생산방식결정에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전자의 이대영 노조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면서 생산흐름과 함께
관리자들의 생각을 알수있어 신뢰형성에 도움이 된다"며 "주요의사결정에
노조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경북 영천내 자동차부품업체인 세원물산은 지난 92년부터 노조간부들이
부장급회의에 매일 참석, 경영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구체적인 사업안건이나 일정에 대해 노조와의 협의를 거치고 있다.

대림자동차는 매월1일 배명진사장이 직접 그달의 경영계획을 노동조합원들
에게 설명하고 있다.

구미공단내 대우전자의 양재열사장도 올해초 전년도 매출실적과 경영성과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했다.

로케트전기와 대우중공업의 경우 한달에 한번씩 경영진과 노조가 함께
회사의 사업계획과 경영실태 인사 복지정책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대우중공업의 박상묵이사는 "경영의 상당부분을 공개하고 중요사안에
대해선 노사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중요서류는 무조건 공유한다는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영창악기도 꾸준한 경영정보공개활동을 통해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킨
사례로 꼽힌다.

이회사의 장태훈노조위원장은 "정보의 공유없이 일방적으로 생산성만
강조하면 근로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사업주가 경영정보
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경우 근로자들은 회사의 상태를 잘
알게됨으로써 어려움도 나눠가지자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많은 업체들이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활동을 통해 노조측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어 협력적노사관계는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