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표한미은행장은 체구가 자그마하다. 그러나 그의 업무추진력은
엄청나다.

지난 93년 한미은행장에 취임한뒤 한미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최고경영자상(능률협회)이나 경영혁신금상(대한상공회의소)등은 이런
추진력의 부산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홍행장의 어디에서 그런 폭발적인 추진력과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일까 의아해한다.

홍행장은 이에대해 그냥 웃어 넘긴다.

홍행장의 웃음에 담긴 숨은 뜻을 알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제목은 "외길을 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현직 은행장으로선
최초의 수필집이기도한 이 책에서 홍행장은 37년동안 금융인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느낀 단상들을 담담한 필치로 담아냈다.

-책을 내게된 동기는 무엇인지.

"한미은행장으로 와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신문에 기고도 하고
개인적으로 단상도 적어 놓고 하다보니 양이 상당했다. 마침 출판사
에서 책을 내자고 해서 부끄럽지만 한번 엮어 봤다"

-은행장을 하다보면 매우 바쁠텐데.글은 주로 언제 썼는가.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는게 습관으로 돼있다. 이른 새벽에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이 때 메모도 하고 생각도 한다. 글은 주로 일요일
오후 집에서 쓰고 있다"

-책에는 체중을 빼는데 상당히 애로를 겪은 것으로 돼 있던데.

"외환은행전무시절 6개월만에 10킬로그램이상을 뺐다. 당시 배가 나와
운동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지금도 그 때의 습관이 남아 매일
10킬로미터이상을 달리고 있다"

-마치 은행경영에서도 그런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항상 마음가짐은 그렇게 갖고 있다. 그러나 고칠점은 고치되 서두르지는
않는다"

-한미은행이 추진중인 경영혁신도 마찬가지인가.

"경영혁신은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페달을 밟지 않는 순간 물거품이
돼 버린다. 따라서 경영혁신은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하겠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은행장의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고객들이나 직원들의 사고를 따라잡기 위해선
그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 과거의 사고방식을 고집하면 개인도
그렇고 은행에도 해가 될수 있다" (홍행장은 그래서 "립스틱 짙게
바르고"란 노래를 애써 배웠다고 한다)

홍행장은 이번 수필집에서 <>부친인 홍순일씨의 납북소식 <>이모인
육영수여사와 박정희전대통령(당시 육군중령)의 약혼 <>모친인
육인순씨가 사망했던 지난 72년 육영수여사가 2~3일동안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사실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고시3과에 합격하고 농림수산부장관을 지낸 장덕진씨(첫째
매제) <>현 대통령비서실장인 한승수씨(둘째 매제)<>전영남대이사장이었던
유연상씨(셋째 매제)<>대한선주회장을 지낸 윤석민씨(다섯째 매제)등
가족들에 대해서도 두루 언급하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