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순 APEC 민간금융지도자회의가 발리섬에서 개최되어 필자는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토면적은
약2백만 가 되어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한 것의 약10배에 가까운
넓은 나라다.

또한 종족만해도 3백여종족이 살고있고 언어도 무려 2백50여종이나
된다는 말을 자카르타에서 스마르토 BNI행장과의 조찬석상에서 들은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인도네시아의 다양성이 어느정도인가를 짐작케한다.

그런데 하나 흥미로우면서도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나라에는 국시가
몇가지 있는데 그중에 "다양성을 하나로"라는 말이 있다는 것이다.

수카르토대통령이 1945년 독립을 하면서 이 넓고 잡다한 요소들이
내재된 나라를 하나로 통일시켜 통치하기위해 그러한 건국이념을
내걸고 국민들로 하여금 하나로 뭉치게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인도네시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회,어떤 국가라할지라도 그 속에 내재된 크고 작은 잡다한
문제점들이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갈수 있도록 그 구성원 전체의 힘을 집산시켜 나아가느냐 하는데
있다.

여기에는 훌륭한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함은 물론이고 구성원 하나하나의
이해와 양보속에서 만이 가능하다고 할수있다.

우리는 단일민족 단일언어 단일문화 단일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남북이
갈려진지 반세기가 흘렀다.

내적으로도 어느지역 어느출신하면서 지역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계층간의 대립,노사간의 갈등 등등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세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며,이를위해서는 내재된 다양성을
하나로 조화시켜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수있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후발개도국들로부터 추월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인도네시아의 건국이념인 "다양성을 하나로"라는 대목에 우리도
주의를 기울여야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