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감독원은 28일 대형금전사고를 낸 쌍용화재와 흥국생명에 대해 각각
기관경고하고 삼성 한성 동부 한덕 한국생명과 국제화재 씨그나화재등
7개사를 문책하는 무더기 징계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검사결과에선 가입자가 낸 보험료나 대출금을 횡.유용하는
전형적인 부당행위는 물론 실명제 위반사례도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미국계 손해보험사인 씨그나화재 한국지사는 상해보험 보험금
지급기준에 의해 장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나
이를 소홀히 처리하는등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흥국생명에 대한 특검결과 남제주영업국소속 설계사가 중소기업에
사채를 제공하면서 이를 보험영업과 연계시켜 무려 1백36건의 계약
(납입보험료 23억3백만원)을 차명으로 체결하는등 금융실명제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세웅보험감독원부원장보는 "이같은 사실을 재정경제원 금융실명단에
보고했으며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실적을 키우기 위해 중도해약된 1만9천8백11건의 계약을 이용해
53억1천6백만원을 최장 80일간 유용했으며 사업비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효력이 상실된 9천5백24건의계약을 서류상으로만 부활시키는등 부당행위를
공공연히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화재는 자산운용담당직원들이 산업금융채권등 유가증권을 무려
2백3억2천8백만원어치(거래가기준)나 횡.유용한 것으로 드러나 기관경고와
함께 대표이사사장 전무등 관련임직원이 문책당하는 중징계조치를 받았다.

특히 쌍용화재의 경우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이 사실을 알고서도
70여일후에 보험감독원에 보고하면서 사고금액을 27억원으로 축소
보고하는 등 금전사고 보고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또 한국생명은 정기검사에서 당초계획보다 2백12억원의 적자가
늘어나고 50억원의 증자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기관주의
조치를 내려 감독원의 검사가 경영전반에 걸쳐 넓어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보험감독원의 특정민원검사에선 한성생명 럭키화재 한덕생명 동부생명
등이 보험료나 대출금을 횡령,관련임직원에 대한 문책조치가 이루어졌으며
삼성생명은 사망보험금을 줘야할 6건의 계약에 대한 지급준비금을 적립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지정조치를 받았다.

이번 감독원의 조치는 보험사의 경영이 여전히 복마전인 것을 읽게
해준다.

특히 금융실명제까지 위반하면서 차명계약을 끌어오는 행위나 1억원이상
대형금전사고의 경우 보험당국에 이를 즉시 알려야 하는 규정을 어기는
등 보험사의 위법부당행위가 자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송재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