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생쥐와 면역결핍생쥐의 등장은 국내의 유전자 이식기술이 세계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89년 미하버드대연구진에 의해 하버드마우스가 만들어진이래 질병
모델을 가진 유전자이식생쥐를 만들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등 일부국가에
그치고 있다.

서정선교수팀이 만든 당뇨병생쥐는 생식세포와 체세포에 인간인슐린
프로모터와 열충격단백질 70이라는 유전자를 이식받아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생인자를 갖고 태어나는 생쥐이다.

열충격단백질 유전자는 유전자재조합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암등 각종
난치병발생에 관여하고 있다.

면역결핍생쥐는 쥐의 조직적합항원 프로모터와 열충격단백질70 유전자를
이식받아 면역기능을 하는 T세포를 분비하는 조직인 흉선을 갖지 않고
태어나 면역기능이 결핍된 생쥐이다.

면역결핍생쥐는 현대의학의 꽃이라 불리는 장기이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의 개발은 물론 암연구등에 활용된다.

서교수는 이 내용을 오는 8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열충격단백질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전자이식생쥐의 등장이 갖는 또다른 의미는 국내의 당뇨병및 암등
난치병연구수준과 관련신약개발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실험용 쥐는 인위적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요인들을
주입해 놓고 실험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기전과는 차이가 있고
특히 유전병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유전자이식 생쥐는 인간의 질병발생기전과 동일하기 때문에 관련
의학연구수준을 한단계 높일수 있다.

특히 당뇨병생쥐는 인간당뇨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슐린비의존형당뇨병
과 당뇨병발생기전이 동일해 관련연구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면역결핍 생쥐는 미국에도 "스키드마우스"로 불리는 유사한 생쥐가 개발돼
있으며 스키드마우스는 현재 면역억제제연구용으로만 연간 시장규모가
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교수팀이 개발한 면역결핍생쥐는 유전자이식기법및 발생과정이 전혀
다르며 오히려 인간의 질환발생기전에 가까워 면역억제의약품연구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서교수는 지난 93년에도 흉선암유전자를 이식한 생쥐를 만드는데 성공,
국내처음으로 동물특허를 출원한바 있다.

유전자이식을 통해 형질을 변환시킨 생쥐는 지난 89년 등장한 하버드마우스
를 계기로 형질변환생물에 특허를 줄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유전자이식생쥐는 앞으로 암을 비롯 각종 난치병연구와 신약개발연구에
쓰이는 실험용 쥐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생명과학의 주요분야로 미국
등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