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는 올해 처음 탄생하는 행사이지만 행사개최 결정때부터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세계 5위의 생산대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라는 점에서 그렇다.

캐나다가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한국을 앞서 세계 5위 생산국의 자리를
지켰다지만 모두 외국업체가 현지생산한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독자모델을
갖춘 한국이 5위 국가라는게 세계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물론 생산대수에서도 한국은 올해 캐나다를 제치고 5위자리에 올라설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세계 5위의 생산대국에서 모터쇼가 열린다는 것은 세계 자동차업계
에 빅 뉴스임에 틀림없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핵심 모터쇼로 치고 있는 디트로이트모터쇼 도쿄모터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파리모터쇼등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등 세계 1~4위
생산국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제네바모터쇼가 이름 나 있는 것은 스위스가 전혀 양산차를 생산하지 않는
곳이어서 어느 업체에든 결코 불공평한 대접을 하지 않는다는 "중립국"
이라는 특별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서울모터쇼의 성장 가능성은 세계 업계에서의 한국 자동차산업
위상만큼이나 높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세계자동차업계가 이렇게 보는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이미 세계 소형차시장을 크게 잠식해가고 있는 한국 자동차업계가 2000년
까지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가 넘는 7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한국 자동차업계만큼 대대적인 연구개발(R&D)계획을
세우고 있는 곳도 없다.

각 업체마다 2000년까지 적게는 3조원에서 많게는 7조원을 R&D에 투입
하겠다는 것도 모터쇼의 성장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모터쇼 가운데 신차나 컨셉트카가 서울
모터쇼만큼 많이 선보이는 곳도 많지 않다.

세계5대 모터쇼를 제외하면 각업체들이 현지시장에 자동차를 팔기 위해
양산차만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다.

대만 브라질 중국 스페인등의 모터쇼가 규모가 크다해도 그런 경우다.

그만큼 세계에서 자체모델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가 드물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