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키르케비-색의 탐구전"이 5~20일 서울강남구청담동 갤러리이즘
(517-0408)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무제" "지진" "여름밤의 꿈"등 유화와 판화 20여점.

덴마크출신의 화가이며 조각가 시인 미술비평가이기도한 퍼 키르케비
(Per Kirkeby.57)는 현대미술사상 주요작가중 한사람으로 평가되는 인물.

코펜하겐대학에서 지질학을 연구, 자연세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심을
가진 그는 엄청난 힘을 가진 자연현상들을 캔버스위에 포착해 놓는다.

그는 나무 숲 또는 동굴 바다같이 보통 느리게 변화하나 때로는 지진등에
의해 급격하게 달라지는 자연세계의 유동성을 여러가지 색과 선의 중복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구성해낸다.

인간은 자연현상의 큰힘에 의해 무너질수 있는 위협적이고 험난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암시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키르케비미술의 형식을 구성하는 바탕은 2차대전이후에 태동한 추상
표현주의.

아무렇게나 물결치는 선들을 색깔과 조화시켜 힘차게 움직이는 표면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기법이다.

키르케비의 특징중 한가지는 "칠판그림"으로 알려진 일련의 작품을 창조해
온 점.

칠판그림은 메소나이트라는 섬유판에 에나멜을 입힌다음 컬러분필을
사용해 그린것.

이러한 그림들은 여러가지 색으로 표현된 선들을 자유자재로 겹쳐 그리거나
지움으로써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할수 있어 주목을 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