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지방선거에 나설 민자당의 서울시장후보에 정원식전총리가 경선없이
추대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추대"를 언급한후 당내에서는 경선론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치부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선론이 다시 세를 얻어가고 있다.

의원직사퇴 또는 탈당등 "거취"문제가 관심이던 이명박의원의 얼굴에도 이
제 다시 화기가 돌기 시작했다.

경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인것 같다.

이의원은 지난 1일의 경기도지사후보 경선과 3일 실시된 민주당 서울시장후
보 경선이후 당내에서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최선의 방안은 경선"이라는 목
소리가 커지고 있자 언행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있다.

한때 이의원진영에서 흘러나왔던 의원직사퇴니 탈당이니 하는 공격적 주장
도 잦아들고 있다.

이의원은 지난 2일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찬독대를 한뒤부
터 경선론을 대세로 돌려놓기 위한 실마리를 잡은듯하다.

김대통령과 이의원은 회동에서 선문답으로 일관했다는게 여권핵심부 관계자
의 전언이다.

추대와 경선 얘기는 일절 없었고 "세상사는 얘기"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는것
이의원은 독대이후 김대통령의 심경에 "미동"이 있는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의원을 만난 그날저녁 민자당 초.재선의원 27명과 만찬석상에
서 서울시장후보추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도지사후보를 경선으로 뽑은 경기출신 의원들이 다수 참석한 점을 감
안하면 경선의 호.불호에 대한 언급이 있을법한데도 그러지 않은것은 "변화"
의 단초라는 얘기다.

이의원에게도 변화가 있다.

김대통령과 만난다음 청와대에 부담을 주지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추대대상인 정원식전총리와 "당사자간 해결방식"을 모색하고 있는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듯 싶다.

이의원은 금명간 정전총리를 만나 "담판"할것이라는게 측근들의 귀띔이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경선을 통해 "본선"에 나서는 것이 파괴력을 극대화
하고 두 사람이 모두 "사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전총리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어쨌든 서울시지부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8일이면 민자당의 서울시장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지와 이의원이 움켜쥐고있는 "승부수"도 그 윤곽이 확
실히 드러날 전망이다. <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