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업체들은 잇단 해외공사수주와 최근
활발한 재개발.재건축사업수주,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사회간접자본
민자유치발주에 따라 수주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반면 중견및
중소건설업체들은 부동산경기침체와 무리한 사업다각화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외건설공사수주의 호조로 매출 3조7,792억원,수주
6조9,153억원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아건설은 당초 해외공사수주목표를 13억1,500만달러로 잡았으나
동남아,파키스탄등지에서 대형공사 수주가능성이 높아지자 목표를
15억5,000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또 국내수주목표도 3조6,9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 회사는 올해 발주될 5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 대수로 3단계공사와
30억달러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공사등의 수주가능성이 높아
목표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1월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싱가포르 센텍시티 개발공사와 2,000만달러
짜리 인도네시아 도로공사를 수주한 쌍용건설은최근 2억5,000만달러규모의
탄톡생병원건설공사를 수주하는등 올들어 해외공사는 이미 4억1,000만달러
이상수준했다.

이에따라 전체수주목표를 당초 2조2,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확대조정했다.

삼성건설도 올들어 서초극동아파트재건축사업,청담동아파트재건축사업,
수유리재개발공사등을 잇따라 수주한데다 총공사비가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자동차 신호공단건설사업이 상반기중 시작될 것으로 보여
4조6,000억원의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1,100억원 규모의 안양공구상가 건설공사와 600억원 규모의 영서-영등포간
전력공사를 수주한 대림산업은 동남아등 해외공사수주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보다 48.9% 늘어난 3조원의 수주목표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견건설업체들은 국내부동산시장의 침체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급증,무리한 사업다각화추진으로 인한 자금난등으로 부도가나거나
제3자인수의 위기를 겪고 있다.

유원건설의 경우 100억원대의 고가 터널굴착기인 TBM을 헤드를 포함해
14대나 구입하는등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가금난으로 부도가 나 제3자
인수라는 극약처방을 받았다.

뉴서울주택건설도 부동산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최근 부도가 났으며 중견건설업체인 태화기업도 연대보증사인 학산산업개발
(주)의 부도로 채무가 가중되고 부동산경기침체로 미수금이 늘어나 지난
8일 서울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업체와 중견건설업체의 명암은 오는 97년 건설시장개방을
앞두고 자금력,기술력에서 오는 현격한 차이로 인해 보다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