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수산물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도가 엉터리로 운영돼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있다.

특히 표시의무를 준수하고있는 품목도 부실표시나 허위표시를 일삼고
있어 소비자에게 선택정보를 준다는 원산지표시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1일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순천 천안등 전국
7개도시의 백화점 연쇄점 재래시장등 54개소와 가정주부 4백80명을 대상
으로 원산지표시제도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결과 원산지표시가 형식에
그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8개의 백화점 연쇄점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81.7%가 원산지표시를 한것
으로 조사됐으나 주부들의 관심을 보이고있는 냉동오징어 고등어등 수산
물은65.2%만이 표시의무를 준수하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대전 울산소재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원산지표시가 50%선에
그치고있으며 재래시장의 경우는 30% 남짓만 표시의무를 지키는데 그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조사대상 판매업소의 58.2%가 원산지표시품목을 정확히
모르고 판매하고있으며 이중 77.4%가 원산지를 임의로 표시해 판매한 적
이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수산물의 경우 "어느해역에서 잡은 것인가"와 "자연산이냐 양식
이냐"가 내용에 포함돼 있어야하나 외산의 경우 국가명만 국산의 경우 시
군구명만 표기돼있어 정보가치를 잃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국산과 외산공통으롤 표시토록한 품목이 63개에 불과해 해파리
생강 닭등 일부품목에 대해선 소비자가 원산지를 알수없게 돼있다.

이처럼 원산지표시제도가 엉터리로 운영되자 조사대상주부의 32.2%가
원산지표시를 불신한다고 응답,제도가 겉돌고있음을 반증하고있다.

농림축수산물에 대한 원산지표시는 수입품의 경우 지난 93년부터 4백
95개품목,국산은 올해부터 63개품목에 대해 적용하고있으며 외산은 생산
국가,국산은 생산시군을 표시하도록 하고있다.

소보원은 "원산지표시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판매업자와 소비자에 대
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선진국처럼 산지에
서 농림축수산물도 포장단위로 규격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
다.

< 남궁 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