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양국은 북미고위급회담을 차관급인 "갈루치-강석주"보다 한단계 낮춰
북경에서 개최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측이 오늘 오전 갈루치미핵대사에게 강석주
외교부부부장명의의 서한을 보내 북미고위급회담을 종전의 차관급보다
한단계 낮춰 이달중 중국북경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고 말하고 "한미
양국은 이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반도에너지기구(KEDO)와 북한간에 체결될 경수로공급협정에 "한국
표준형"이라는 표기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공노명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공급협정에 한국형을
명기할 것이라고 말한 적 없다"며 "한국형 표기를 어느협정에 어떤 형태로
넣을지 아직까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제까지 공급협정에 한국형을 반드시 명기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존
방침에서 일보 후퇴한 것으로 사실상 공급협정 대신, KEDO와 한전간에
체결할 "상업계약"에 한국형을 표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한미일 3국이 10일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형" 대신 "KEDO에
의해 제공되는 경수로"라는 표현을 대용한 것도 이같은 입장이 3국간에
정리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웅배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이날 그러나 "경수로공급협정에는 반드시
한국표준형이라는 것과 참조발전소로 울진3.4호기가 명기돼야 한다"고 밝혀
정부내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다.

<김정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