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엔고현상으로 인해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동차 조선 전자제품등
중화학부문의 수출이 느는등 외형상 주문이 늘고 수출도 증가하니까 외국의
전문기관들마저 우리의 엔고대응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관련업계에서는 겉으로는 벌고 속으로 밑진다는 하소연이
대단하다.

바로 부품 때문인데 거의 대부분의 부품을 일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초엔고에 의한 부담을 우리 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기협중앙회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부품수입의존도는 자그마치
23.4%에 이르고 있고 최근들어 일본업계가 초엔고를 이유로 그동안의 달러
결제를 엔화결제로 바꾸는 것과 함께 일거에 20%이상의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이라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부품국산화는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이제까지 소비자의 선호도라든가, 일본 기술공여선과의 계약
사항 등을 들어서 쉽지 않다고 하며 부품국산화를 무시해 왔고 오히려 일부
대기업들은 국내에서 어렵게 국산화를 실현시킨 중소기업들에 대한 고사
작전까지도 벌여온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국산화에 대한 정부와 대기업의 일대 인식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핵심부품이 아닌 일반부품의 경우는 대.중소기업
이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개발된 국산부품을 적극 구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기업들이 초엔고를 못견뎌 해외이전을 서두르는 지금이야말로
부품국산화의 적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침 우리 정부가 외국인투자관련 법규의 대폭적인 손질에 나서고 있고
재계와 기업들 역시 일본기업의 한국유치를 위한 협력방안을 서두르고
있다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과거처럼 말로만 떠들다가 시들해져선 안될 것이다.

부품국산화는 더이상 미룰수 없는 절박한 과제인 것이다.

김근식 < 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