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신해룡
출판사 : 세명서관

공공선택론이란 이름의 학문분야자체가 우리에게는 아직껏 상당히 생소
하다.

공공선택이론은 한마디로 말하여 민주주의하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체제및
기구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이다.

공공선택론은 시장중심의 경제학을 정치현상에 적용한 것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공공선택의 분석대상이 정치적 과정 또는 현상이고 방법론적으로
경제학적 분석의 기법이 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기구에 대한 학문적 축적은 200년이 넘었으나 정치적 과정에 대한
경제적 분석은 50여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공공선택론은 1940년대 후반에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하나의 독립적 연구영역으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하여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큰 전환을 가져오는 전문서가 작년 연말에 출간되었다.

국회법제예산실의 예산정책과장으로 있는 신해룡박사가 저술한 "공공선택의
재정경제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인 공공선택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우리나라 최근의 사회과학전반에 걸친 수많은 저서들중 최고의 역작중
하나인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본서는 모두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공선택과 관련한 모든
영역을 세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공공선택이론의 등장배경과 연구방법론, 공공재 이론, 의사결정이론, 관료
및 정당행위론, 정부예산결정이론, 세제의 공공선택및 세제개혁론, 정치적
경기순환론, 지대추구이론, 이익집단이론, 규제이론, 헌법혁명론, 재정
민주주의론등 광범위한 주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각 주제에 대하여 최근의 이론적 성과들이 두루 섭렵되고
있으며 입수가능한 경우마다 경험적 연구결과도 충분히 서술되고 있다.

평자는 저자가 공공선택이론이란 과목을 학교에서 강의로서 들어본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악조건속에서도 공공선택론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며 오랫동안 고민하고 사색을 거듭하면서 수많은 문헌을
거의 망라하여 섭렵, 저자자신의 틀을 잡아 대작을 낸데 경하한다.

대학이 아닌 현직의 바쁜 공직생활에서 극도의 절제된 생활을 꾸려 이렇게
방대한 저작을 학계에 내놓은 신박사는 우리사회의 모범적 표상이라 생각
된다.

내용이 짜임새있고 망라적이고 완벽한 것에 이어 그 분량이 방대함도
신박사 저술의 특징으로 꼭 지적되어야 하겠다.

"공공선택의 재정경제학"은 본문만 1,000페이지가 넘는데 영어 일본어로
된 공공선택에 관한 어느 저술도 이처럼 방대한 분량에 달하는 경우를
평자는 접한일이 없다.

신박사가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하였는지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모든
독자가 곧장 깨달을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앞으로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신박사의 저술을 능가하는 책자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확신한다.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시행에 따른 정치적 성숙은 그 자체로서 바람직하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상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상충의 원인,
과정, 결과를 명쾌히 서술해 주고 있는 "공공선택의 재정경제학"은
정치학자 경제학자는 물론 모든 사회과학자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며 선출직 공직자를 포함한 정책결정자 모두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일독을 권유하는 바이다. (3만2,000원)

최광 < 외대 경제학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