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동남아지역에 나가는 수출물량이 거의 배로 늘어나고 있으나
부산항의 체선 체화, 고베지진에 따른 부산항및 홍콩항의 환적물량 급증까지
겹치면서 중소 무역업체들은 물론 종합상사들까지도 수출물품을 실어나를
배를 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부산항의 체선 체화로 부산항을 경유해 동남아 이외의 지역으로
나가는 배들도 운항일정을 맞추지 못해 이같은 선박 확보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동남아국가에 대한 수출
물량이 2배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동남아국가들의 공업화 진전에 따른 자체 수출입물량 증가로 이 지역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

삼성물산 물류팀관계자는 "부산항에서 가까스로 배를 구해 내보내도
동남아 현지 항만들의 적체가 심해 선박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고베지진으로 환적물량이 부산과 홍콩등으로 몰리면서 이들 항구에
체선현상이 빚어져 항구에서의 작업시간이 짧아져 일부 선사들은 아예
작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콩에 컨테어너 5개를 보내는 경우 과거같으면 당일 예약을
해도 다음날 출항하는 배를 잡을 수 있었으며 늦어도 3~4일내에는 출항시킬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2~3주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종합상사도 서남아와 홍콩으로 나가는 물량을 실어나를 선박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당일 예약을 해도 가능하던 것이 최근에는
1~2주전에 예약을 해도 선박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하고 같은 주문 물량을 한꺼번에 선적할 선박을 찾지못해 분할선적
이 되는 경우도 잦다고 덧붙였다.

(주)대우 관계자들은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항로 뿐만 아니라 부산항을
경유해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선박들도 운항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동남아는 물론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