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시대 돌입,대형선거를 앞둔 참으로 미묘한 시점에 국내의
2대 중추 사업장에서 극한적인 노동분규가 벌어지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세상사에 조여온 국민의 마음은 몹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분규의 현장은 국가경쟁력 향상을 앞에서 이끈 한국산업의 기관차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다.

일부 근로자들의 불법적인 조업중단에 직면한 회사는 17일 오후4시를
기해 무기한 휴업결정을 내렸다.

그 위에 정보화사회의 중추적 역할 수행으로 국민의 기대와 선망을
모아온 한국통신이 또 다른 내용의 노사분규에 휩싸여있다.

현대자동차나 한국통신의 위상에는 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오히려 양사의 근로자들 스스로가 회사의 사회에 대한 기여도,영향력에서
자신들의 비중이 얼마만큼 막중한 것인가를 충분히 인식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고 또한 자부하리라 믿는다.

그러한 사업장에서 지금 어느모로보나 불법적이고 반사회적이며
순수성이 의심되는 분규가 실력행사 일보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사태는
결단코 용납될수 없는 일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한 해고근로자의 분신이 생산라인의 전면가동중단위협으
로 이어진 절차와 과정은 어느것 하나 적법인 것이 없고,상식에서도
벗어난다.

엄연한 공식 노조를 제치고 전노조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공식
대책위가 출현하여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간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화될수 없다.

국민의 공감을 얻을수 있는 소행이 아니다.

백보를 양보해 그 과정에 불가피한 이면사정이 있었다 해도 단
하루 이틀에 생산라인이 올수톱되는 사태가 생긴 것은 심히 유감이
아닐수 없다.

한국통신의 분규는 성질상 현대와 상이한 면이 없지않으나 선거에
긴요한 역할을 할 공익기관의 노조가 터무니없이 높은 임금인상안을
내놓아 극한대립을 초래한 사태는 역시 그냥 보아넘기기 어렵다.

한통과 현대차는 공사성격,노.정 노.노의 대립양상등 상이점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무게에서 공통점이 크다.

이 점에도 주목해야한다.

자동차 생산수출의 차질이 빚을 다면연쇄적 손실,전산업 노사협상에의
영향,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정 임금수준 유지등 제반 당면문제를
고려에 넣을때 특히 현대차 사태의 격화는 누구를 위해서도 백해무익이다.

또 지방통합선거에서 만일 한통이 차질을 빚음으로써 초래될 위해를
고려한다면 한통 분규의 격화 또한 여간 중대한 사태가 아니다.

양사분규의 동시발생은 사회급소에 대한 고성능의 계획적 가격인상이
짙다.

이 시절에서 중요한 것은 모두가 근로자의 불법적인 행위라는 점이다.

문제를 푸는 길은 의법대응 하나뿐이다.

불법행위에 가담하고 있는 근로자와 노조지도자 스스로 문제의
고립무원성,심각성을 깨닫고 생각을 바꾸는 일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다면 법이외엔 대안이 없다.

공권력의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