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정보유통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이다.

다양한 정보가 공간과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정보를 주고 받는 방식이 같아야 한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디지털 데이터를 다루는 원칙이 확고히 세워져 표준화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같은 데이터를 다루는데 있어 일관적인 원칙이
사회 구석구석에 전파되지 않고 있다.

기업 교육기관등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곳마다 다른
데이터 구성 양식을 갖고 있다.

보다 큰 문제는 지금은 흩어져 있는 데이터들이 하나의 통신망을 이용해
소통되는 시점에서의 혼란이다.

표준화의 문제는 상업성을 떠나 정부주도로 하나 하나 원칙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단순히 원칙을 세우는 차원에서 벗어나 산업계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기술적 내용이 담겨진 표준을 세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데이터베이스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표준화된 정보공학 방법론의 도입도 필요하다.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표준화된 방법론에 입각한 문제 해결에 익숙하지
않다.

때문에 사람이 바뀌면 제품의 개념 자체가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멀티미디어 사업에 진출한 업체가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은 인력
문제다.

적극적으로 CD롬 타이틀 개발등 멀티미디어 관련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정작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중간에서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또 개발인력의 절대수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정작 쓸만한 개발인력도 없다
는게 업체들의 불만이다.

현재 국내타이틀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개발실의 구성인력은 대체로
5~20명에 불과하다.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 기관이 하나도 없는데 따른 결과다.

관련업계에서는 CD롬 타이틀 관련 인력의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편과
함께 기존인력의 재교육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의 설립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개발은 대량생산의 기계의존형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인간중심으로 바뀌어 전문인력의 양성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대학및 대학원의 관련 교육만이라도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학교육이 최신의 기술동향을 반영해야 하며 상품화를 전제로 한 실질적인
내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멀티미디어 저작물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국내의
멀티미디어 관련 법과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얘기한다.

우선 종전에 인쇄물을 대상으로 해왔던 저작권의 기준으로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창작물을 수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어문저작권은 물론 사진저작권 영상저작권등 멀티미디어 제작에 활용되는
모든 원저작물의 권리가 보호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저작물 자체의 재산권이나 인격권도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멀티미디어기술은 크게 멀티미디어기기 생산과 멀티미디어응용분야등으로
나뉜다.

멀티미디어 시장은 화상회의용PC CD롬 플레이어 TV 셋탑박스등이 상용화
되는 제1단계와 실시간 종합정보통신망(ISDN)연결, 비디오PC가 상용화되는
제2단계와 초고속망시대가 될 제3단계로 시대적 구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해 주로 사운드카드 비디오카드 CD롬드라이브등의
제품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수준이다.

오는 99년경에는 저가형의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보급돼 멀티미디어가
일반화되고 다양한 범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2000년 이후에는 정보서비스가 확산되고 주문형비디오(VOD)가
보급되며 정보고속도로와 ISDN과의 결합으로 멀티미디어 산업은 고도의
성숙기를 맞이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각종 통신기술과 주변기기등
관련기기의 국산화와 한국실정에 맞는 타이틀및 응용시스템 개발에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