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아이가 다섯살 무렵 연습장에 데리고 갔다.

필자가 사용하던 피칭웨지를 아이에게 건네주었더니 아니는 오른손을
윗쪽으로 아랫쪽으로 쥐어잡는 "역그립자세"로 볼을 때렸다.

그리고 클럽을 휘두른 다음에는 그저 남들의 흉내를 내어 오른발
끝으로 서는 것이었다.

물론 필자는 아이에게 그립을 어떻게 하라든가, 스탠스를 어떤식으로
취하라든가에 관해서 전혀 말하지 않았었다.

아이가 볼을 치는 것을 바러보면서 필자는 아무리 골프를 일찍 가르
친다 하더라도, 적어도 아이가 클럽을 휘두를 만큼 힘이 생겼을때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 골프의 조기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얼마전 타계한 하비 페닉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즉, 아이에게 골프를 하게 하는 가장 좋은 나이는 아이가 게임에
흥미를 가지는 시기이며 아무리 어릴지라도 밖에 나가 엄마가 아빠와
같이 플레이하기를 원한다면 골프를 가르쳐도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아이들에게는 골프의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까?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지만 필자는 하비의 이야기보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회상하기를 더 좋아한다.

네덜란드의 작크 베네딕튼이라는 시인이 스코틀랜드를 여행할때였다.

그는 "미세스홀리"라는 작은 여관에 묵고 있었는데 같은 여관에
머물고 있는 픽스라는 국민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아동들에게
골프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골프광이던 베네딕튼은 어느날 픽스의 수업을 참관하였다.

픽스는 아이들의 한가운데 앉아 골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너희들 주변을 보아라. 자갈투성이다. 뿐만아니라 깊은 수출,
모래산, 동물들이 사는 땅굴투성이다.

요 작은 불이 어디에 멈출것인가? 이를 아는 이는 오로지 신뿐
이란다.

골프는 평생 똑같은 곳에서 치게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는 재미있단다.

골프는 볼이 놓여진 바로 그곳에 신이 만들어놓은 상황에 대해 잘
생각한후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재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절대로 볼을 움직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말일 볼을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신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라이"를
파괴하는 셈이란다.

그런짓은 교활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다.

골프라는 게임을 모르는 사람말이다"

그런데 인근 사람들은 픽스가 그 연관에 머문 2년동안 아무도 그가
골프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기는 시인에게 픽스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꼬마들을 교육시키는데 골프이상의 교재가 있습니까?

내가 골프를 잘하든 못하든 이토록 빼어난 주제의 교과서를 나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골프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지요"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