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김문권.조일훈.송진흡기자]불법파업에 따른 현대자동차의 무기한
휴업으로 부품을 납품해온 협력업체들이 조업중단상태에 들어가는등 그
피해가 과거와는 달리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현대정공 울산공장도 현대자동차로부터 공급받던 엔진 재고가 바닥나
19일부터 조업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휴업 이틀째인 18일 이 회사에 자동차 내장품을 납품하는
한일이화(대표 유희춘)를 비롯, 덕양산업(황춘택) 미주금속(박상희) 대성사
부산공장(허성구) 세화(권중련) 광진(신태식) 대부기공(이상은) 한국펠저
(정연국)등 영남지역 8개사가 생산을 전면중단했다.

이들 회사 관계자들은 "현대자동차의 부품발주방식은 재고보유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컴퓨터에 의해 하루 2회정도 다빈도 소량으로 자동
조달되는 JIT(Just In Time)시스템"이라며 "이로 인해 창고등 재고보관능력
을 별로 갖춰놓지 않는 대부분의 납품업체들은 현대의 휴업이 곧 자사의
조업중단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JIT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던 과거엔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가
일정량의 부품을 재고로 보유할수 있는 창고를 운영, 모기업의 휴업이
하루 이틀만에 즉각적으로 협력업체 조업중단을 초래하지는 않았다.

이날 생산을 전면중단한 한일이화(종업원 7백30명)의 경우 하루 3억
5천만원의 매출손실등 누적손실만 1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생산직 사원을
언양 상의연수원에 교육을 보내거나 산행과 야외정신교육으로 근무시간을
대신하고 있다.

크래시패드를 생산하는 덕양산업도 종업원 7백20명을 생산라인에 투입하지
못해 지난17일 체육대회를 가진데 이어 이날은 경주 남산에 산행토록 했다.

현대자동차로부터 부품공급중단을 통보받은 협력업체는 부산지역의 경우
1차협력업체 31개사와 2,3차 협력업체 1백50여개사, 대구.경북지역에선 1백
12개업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현대자동차의 휴업이 앞으로 2-3일 더 지속될 경우 2천7백여개
협력업체의 조업중단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자동차로부터 엔진을 공급받아 하루 갤로퍼를 1백60여대 생산해
오던 현대정공 울산공장은 이날 엔진재고가 1백41대에 불과해 갤로퍼
1백대만을 생산하고 오후3시 조업을 앞당겨 마쳤는데 19일 오후부터는 엔진
재고가 완전 바닥나 전면 조업중단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