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의 9.3%를 웃돈 9.9%를
기록,경기과열 논쟁이 일어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같이 높은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난데 기인한
것이다.

한편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는 15일 현재 전년말대비
3.1%(연율 5%)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이헌 청와대경제수석은 올 경상수지 적자가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약 80억달러에 이를 것이지만 이 정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외채상환능력을 감안할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경제실적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을 몇가지 통계숫자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몇달동안의 통계로 경제의 흐름을 진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높은 성장과 물가안정,그리고 국제수지 균형등 세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제수지 적자를 축소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수지 적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것 같다.

이러한 설명에 일리가 없는건 아니지만 국제수지의 적자누적은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속담처럼 우려할만한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통상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들어 무역적자(통관기준)규모는 1월의
11억5,000만달러에서 3월의 16억3,000만달러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4월에는 9억9,3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적자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4월까지 이미 적자는 52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더욱이 미국으로 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미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들어 4월까지 대미 무역적자는 23억7,000만달러를 기록,지난해
연간 적자규모 10억2,600만달러보다 두배이상 늘어났고 연말까지는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우리에게 시장개방 요구등 통상압력을 가해왔다.

통계작성기준과 시점의 차이로 한.미 양국이 각각 작성하는 무역수지가
일치할수 없지만 우리가 대미 무역수지에서 적자를 보인 91년 92년
94년의 경우 미국은 대한 무역에서 적자를 보였다며 이를 통상압력의
근거로 활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수출은 20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88년의 214억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편 대미 수입은 88년의 127억6,000만달러에서 94년에는 215억8,000만달러
로 늘어났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대미 수입급증으로
적자는 더욱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대일 적자국에 이어 대미 적자국으로 굳어지고 있고
미국에 적자를 보이면서도 미국의 통상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무역적자는 무한정 지속될수 없다.

따라서 적자 그 자체보다 언제 어떻게 적자에서 벗어날수 있으며
이를 위해 경제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고 교역상대국과의 통상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