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발족으로 대표되는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의 사활을
판가름짓는 것은 "브랜드"란 무형의 자산이 될것입니다"

22일 방한한 영 인터브랜드그룹의 존 머피(51)회장은 브랜드 이미지
통일화(BI)작업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이 아니라 "이미지"를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은
정치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충분조건이란 설명이다.

(소비자충성도란 소비자가 자신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계속 구매하려는
성향)

머피회장의 눈에는 그러나 최근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BI를 위한 노력이 미진하기만 하다.

"근시안적 시각에서 추진되고 있는 BI는 안하느니만 못합니다.

세계를 무대로한 마케팅전략을 밑바탕으로 BI를 생각해야죠.

한국기업들의 BI는 한마디로 아직 세계화가 덜돼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기업들이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주문자상표부착(OEM)생산이란 안이한 방식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머피회장은 진단한다.

머피회장은 좋은 브랜드의 자격기준으로 "독창성"과 "차별화"란
두요소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기업들도 이 두 요건을 충족시키는 브랜드를 찾아내 육성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국기업들이 브랜드를 결정할때는 물론 거대시장인 서양의 문화적
전통도 고려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동서양의 독특한 체취를 적절히 혼합해 전달할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데 주력해야할 것입니다"

머피회장은 인터브랜드코리아(대표 김성제)주최로 24일 열리는
"WTO와 브랜딩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인터브랜드그룹의 풍부한
경험을 전할 생각이다.

이번 세미나에는 또 "브랜드의 가치" "한국기업의 브랜드 세계화전략"
"BI와 브랜드전략" "기업브랜딩 전략"을 주제로한 한.미.일 인터브랜드
고위관계자들의 주제발표도 예정돼 있다.

지난 74년 설립, BI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인터브랜드
그룹은 현재 세계각지에 11개 현지 법인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아와 대우의 신차에 "스포티지" "넥시아"란 이름을 붙여
주었으며 삼성전자 동서식품 태평양 진로 등 국내기업과 3M 컴팩
NEC 도요타 볼보 등 해외 대형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