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정원식서울시장후보는 24일 관훈토론회에 참석, "열린 행정을
통해 시민이 마음편하게 살수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자신의 서울시정운영
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정후보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의 과제는 서울의 문제점을 새로이
제기하는 것보다는 이미 제기된 문제점을 치유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치유자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설문 요지.

오늘날 우리 서울시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솔직히 인정한다면 앞으로 서울시가 해야할 일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시민들이 모두 마음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다섯가지 분야에서만은 일상의 불편이
해소되어야 한다.

첫째, 대중교통위주로 교통체계가 개편되어 교통난이 획기적으로 개선
되어야 한다.

둘째, 영구임대주택 아파트등이 더 많이 공급돼 주택난이 개선되어야 한다.

세째, 맑은 물.맑은 공기를 마시는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네째, 내골목은 내가 지킨다는 의식을 스스로 확립시켜 안전한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우리 주변의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요인을 차근차근 제거해야 한다.

서울은 오늘의 세대만을 위한 서울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예비하는 서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서울시 행정은 장기적이고 새로운 비젼에 의해 인도되는,
시민의 꿈을 키우는 행정이 되어야 한다.

내일을 준비하는 서울은 통일한국의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가야 한다.

SEBETO(서울-북경-동경)회랑의 중심지로서의 지정학적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내일의 복지, 즉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

특히 우리의 미래 모습인 노령인구에 대한 복지정책이 획기적으로 개선
되어야 한다.

장애인과 소년가장도 떳떳하게 독립하여 살수있는 기회와 여건이 주어져야
한다.

서울은 또한 한국의 얼굴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위해 서울은 더욱 문화적인 도시로 가꿔져야 한다.

이러한 서울의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참여를 통하여
중지를 모으는 열린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 과정을 거쳐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우리 서울은 다른 지방과 떨어져서는 살수가 없다.

물도 서울물만 먹을 수 없고 쓰레기도 서울에만 버릴수 없다.

따라서 서울의 행정은 광역행정을 아는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

서울의 행정은 종합행정으로 풀어야 한다.

경제시책 복지행정 건설행정등 어느 하나의 행정수단으로만 서울의 문제를
풀수는 없다.

모든 것이 종합되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서울의 행정은 또 조정행정이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산하 25개 기초자치단체들과 협조해야 한다.

서울의 시정은 이러한 광역.종합 그리고 조정행정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이 맡을 수 있다.

서울시정에 실험은 있을 수 없다.

경력을 통해 능력과 자질이 검증되고 비전과 개혁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시정을 맡겨야 한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