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바닥없이 추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24일 연6일째 하락, 심리적 저항선인 8백50포인트 밑으로
내려앉아 8백48.63포인트를 기록한 가운데 고객예탁금마저 2조원이하로
떨어지는등 증시가 걷잡을수 없는 혼미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로써 주식시장은 93년12월20일 수준으로 되돌려졌다.

증시수요기반을 가늠할수 있는 고객예탁금잔고가 23일 현재 1조9천8백
65억원을 기록한 것은 92년10월말이후 2년7개월여만의 일로 주식시장전체가
붕괴위기를 맞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같은 고객예탁금잔고는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2월초의 4조1천8백1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수요기반상실은 금융업등 극히 일부업종을 제외한 거의 전업종에서
투매현상을 유발했으나 매수세 실종으로 하루거래량은 1천5백만주를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증시전문가들은 고객예탁금 2조원하향돌파가 사실상 증시수요기반붕괴와
자생력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객예탁금감소로 증시유동성은 종합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11월8일의 2.25%에서 1.52%로 급락, 증시의 환금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수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고객예탁금마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증시안정의지에 대한 회의가 확산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증시를 서둘러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수요기반붕괴로 인해 주식시장은 당분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무너진 증시자생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조속한
대책발표와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유입밖에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