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총재가 26일 당무를 거부한채 동교동계인 권노갑부총재의 당직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경기지사 경선에서 비롯된 민주당의 내분이 최
악의 위기상황까지 치닫고있다.

이총재는 이날 마산지구당 개편대회 참석등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시내
한 호텔에 칩거하며 총재직 사퇴와 탈당등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한 심경을
정리했다.

특히 이총재는 이날저녁 여의도 63빌딩에서 김원기수석부총재주재로 열린
총재단간담회에 측근인 이장희의원을 보내 권부총재의 당직사퇴를 요구하고
27일까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경우 총재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총재는 이의원편에 보낸 "당내현안에 대한 입장"이란 서한에서 "경기도지
사후보 경선대회의 폭력을 배후조종한 당내인사는 자진해서 당직에서 사퇴해
야한다"고 말해 사실상 권부총재를 지목, 2선후퇴를 요구했다.

그는 "최근 당내에서 행해진 감금 폭력 점거의 당사자들에 대해 반드시 응
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재직을
더이상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반면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온 조세형부총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조사위의
보고를 볼모로한 이총재의 당무거부는 조사위의 명예를 손상시키는것"이라며
이총재를 정면 비난,당내분사태는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