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양홍모 < 산업1부 기자 > ]]]

기존 유화업체들의 반대속에 탄생한 삼성종합화학이 5월로 설립 7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유화업계 사람들은 삼성종합화학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어떤 품목을 골라 확장정책을 펴나가느냐에따라 선발업체들이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화업계의 경기호전으로 추가 투자여력이 생긴 지금은 더욱 그렇다.

삼성의 화학소그룹장인 황선두 삼성종합화학사장을 만나 삼성의 화학산업
구도를 들어봤다.

-삼성종합화학이 들어선 대산단지는 아직도 여유가 있지요.

95만평중 빈터가 55만평이나 남아있지 않습니까.

"우리회사는 나프타분해 공장과 계열수지공장이 있는데 유화산업에서 볼때
아주 기초적인 경제단위를 갖추고 있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발전을 위한 선택의 폭은 넓은 편입니다.

그러나 넓은 화학산업분야에서 이것 저것 백화점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있는 주력 품목군에 투자를 집중시킨다는 전략은 분명하게 서
있습니다"

-주력 품목군이라면 어떤...

"현재 연산 20만t규모의 SM(스티렌모노머) 제2공장과 연산 25만규모의 PTA
(고순도테레프탈산)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이들 SM과 TPA를 주력 품목군에 먼저 넣을 수 있겠지요.

또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분야도 그런 범주에 넣을 수 있겠고요"

-삼성그룹이 정유산업에 진출해 석유화학산업과 접목시킬 것이라는 루머가
계속 떠돌고 있습니다만.

"정유업은 현재로서는 검토대상도 아닙니다.

삼성 대산공장은 선진 외국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구미나 일본의 유화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서로 합병으로 대형화를
추구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고 전문화를 해나가는 바닥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 기본방침입니다"

-PVC분야 진출설도 나돌고 있지요.

"PVC는 전해조공정에서 몇단계를 거쳐 가공산업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계열화에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정도로만 여기고 있습니다"

-유화업체라면 NCC(나프타분해공장) 추가 건설에 뛰어들 것이라는 건 쉽게
전망할 수 있는데 삼성은 어떻습니까.

"NCC에 관한한 투자비는 엄청납니다.

기본적인 계열공장을 포함해 보통 1조원이상됩니다.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요.

동남아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에틸렌(NCC 생산품)거래가격을 보면 굳이
NCC 추가건설을 서두를 필요도 없습니다.

새 공장을 짓지 않아도 디바틀넥킹(간이 증설)으로 현재 생산능력을 10%
정도 확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유화업체들의 투자는 결국 유화경기전망에 달려있는 셈인데 어떻습니까.

앞으로의 전망은.

"3년정도는 호경기가 이어질 것같습니다.

세계 에틸렌 생산의 70%가 집중돼있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좋기 때문
이지요.

이들 선진국의 경기가 좋아 선진국의 유화제품내수가 살아있는한 동남아
시장으로 들어오는 선진국 유입물량이 적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되면 결국
우리의 수출경기도 좋다는 말이 됩니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영실적도 계속 좋으리라는 말씀이군요.

"창업이후 계속된 적자행진이 작년8월이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금년에는 약7백50억원정도의 경상이익을 기록해 흑자원년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기라면 오는97년중반께 그동안 투자한 돈을 다 회수하고도 이익금이
쌓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엔고가 우리업체에겐 동남아시장에서의 반사이익과 기자재수입에서 지출
증대등 명암이 교차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엔고는 그같은 단기적인 전망보다는 유화산업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의 유화업체들은 단기 수지가 문제가 아니라 유화소재를 구매하는
자동차나 전자산업의 유화제품 수요량이 엔고여파로 감소하는 것이 제일
큰 걱정거리라고들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업체들이 내수감소에 직면하면 동남아시장에서 한국과 정면 격돌
하는 상황도 일어날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