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유통경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수 있다.

우선 대리점-전문점(코너점)의 도소매단계로 이어지는 시중판매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전통적인 방문판매(구방판), 그리고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신방문판매등이 화장품의 주된 유통경로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슈퍼 편의점등 생활용품 취급업소에서도 일부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80년대말까지만해도 커다란 화장품가방을 들고 대리점주와 미용사원이
짝을 이뤄 가가호호를 방문하던 방판이 주류를 이뤘으나 대기업 LG화학
(당시 럭키)이 화장품시장에 참여,돌풍을 일으키면서 90년대 들어선 시중
판매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현재 화장품의 80%가 이방식으로 유통되고 있고 나머지 20%가 구방판및
신방판, 슈퍼등의 경로로 유통되는 실정이다.

신방판이란 일종의 다단계판매형태로 신생업체인 코리아나화장품이 이러한
판매방식으로 급신장한데 이어 태평양 한국화장품등 수많은 업체가 신방판
시장에 진출했거나 신규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신방판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시판제품과는 차별화된 고가의 고급품이 취급
되고 있는데 과다할인이 일반화된 시판시장과 달리 정가판매원칙이 지켜져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플러스요인이 있는 반면 자칫 판매사원의 과욕에
의해 본사 영업정책에서 이탈,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어지럽힘으로써 회사
이미지를 손상시키기도 하는 마이너스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런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이 신유통경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시판시장의 지나친 혼전양상 때문이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밀어내기가 성행하고 이에따라 할인율이 상승을
거듭, 이제 번화가에선 소비자가의 절반값이면 화장품을 구입할수 있게
됐다.

가격경쟁력을 잃은 대리점과 변두리코너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부 중위권사의 경우에는 메이커직영의 영업소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의 자율적인 유통질서잡기 노력도 권장소비자가제도의 울타리에 갇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유통의 실핏줄격인 코너점들의 폐업은 시장개방을 앞둔 시점에서
메이커들의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태평양 에바스등 일부 업체에서는 이런 상황의 타개책으로 자사제품만을
취급하는 대형전용매장을 개설해 가격질서시범점포로 운영하고 이 시범
점포안에 별도의 매대를 설치, 타사 브랜드도 취급하는 숍인숍형태의 판매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일부이긴하지만 최근 화장품시장에 새로 참여한 제일제당의 경우
슈퍼 편의점경로에서 저가의 기초화장품을 판매하고 있고 한불화장품은
연내 슈퍼경로로 저가의 색조화장품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이부문에서
화장품수요가 얼마나 일어날지 여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