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채 <한진투자증권 전무>

지난 4월말에 나온 증시안정대책이 수요확대쪽이었다면 이번 2차
안정대책은 한마디로 공급축소쪽이라고 볼수 있다.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이 있듯이 수급불균형을 해소시키고자
하는 일련의 노력이 일관되게 수행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번 안정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사실 많은 말들이 있었고 어떤 대책이든
그 효과에 대해서 별로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지레짐작까지 나름대로
하고 있었다.

주식투자라는 것이 불확실성에 대한 예측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볼때 결과를 미리 안다거나 해담이 지나치게 투명하게 보인다면
시장이 상당히 손상을 받을 것이다.

이번의 증시대책은 일반적으로 예상되었던 일이라서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대책카드를 내놓은 시점의 선택효과가 상당히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850포인트 내외의 종합주가지수라고 하는 것은 시가총액식 지수아래서는
몇개의 우량대형종목을 제외할 때 그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종합지수가
되는 셈이고 그래서 대책효과가 높아지는 기대가 일어날수 있게 되어있다.

주가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의 특징은 쾌노난마식의 일거에 해치우려는 어떤 극적효과가
없다는데 있다.

상당한 점진적 상승을 내다보는 대책인 셈이다.

그러나 기울어진 시장을 균형감있게 바로 잡아주기만 하면 잠재적 기대
효과는 충분하다.

호경기 아래서의 증시의 불황은 상황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다.

이제 매수우위가 지켜진다면 골짜기에서 보따리를 던져보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가 늘 경험하듯이 트자자들이 침체의 늪에서 감정적으로 매도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그것은 좋은 투자방법이 아니다.

또 하나의 투기이기 때문이다.

증시에서 안정대책이 남발돼서는 안되지만 자율기능을 회복시킬수만
있다면 안정대책은 필요한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