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현재 증권시장에서는 기술적 분석방법의 하나인 "엘리오트파동이론"을
앞세워 92년8월 이후의 대세상승기조가 꺾였다는 주장과 연초이래의
조정국면을 일시적이라고 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런데 "에리오트파동이론"의 골자는 "증권시장에서의 주가움직임은
대자연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므로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만이 올바른 주가예측을 가능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자연의 법칙이란 해는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지고 달도 차면
기울듯이 일정한 자연현상들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의미한다.

다시말해 증권시장에 참여해 주식을 매매하는 투자자들도 해나 달과
같은 자연물의 하나에 지나지 않으므로 투자자들의 주식매 매행위 역시
반복되는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관찰하면
미래의 주가움직임을 예측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하여 결정짓는 종합주가지수나 산업별지수
등의 예측에는 유용하지만 이보다 투자자들의 참여가 적은 개별종목의
주가예측에는 적당치 못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엘리오트는 주가의 흐름이 5개의 상승파와 3개의 하락파를 반복하며
계속된다고 보았는데 "하필이면 왜 상승 5파에 하락 3파인가"에
대하여는 명쾌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연물의 하나인 사람의 몸이 머리 두다리 두팔의 5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팔은 다시 팔꿈치를 중심으로 두부분과 손의 3부분으로
나누어지며 손은 다시 5개의 손가락으로 손가락은 다시 3마디로 구분할
수 있는것처럼 여러 자연현상들에 있어서 5와 3이라는 숫자의 중요성을
예로 들며 그답을 미루고 있다.

그런데 "대세상승기조가 유지되고 있는가,아닌가"에 대한 엘리오트파동
이론상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각 파동의 번호를 어떻게 매기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는데 모든 기술적 분석방법이 그렇듯이 사후적인 검증을
통해서만 결론을 얻을수 있다는 한계에 부딪치고 말게된다.

아무래도 세상일이라는 것이 주가이든 그 이외의 무엇이든지간에
"완전한 예측"이라는 틀에 가두어 넣기에는 너무나 변수가 많고 또
과거의 경험이나 추세가 미래에도 그대로 저용될 것이라는 기술적
분석과 전제조건이 항상 타당한 것으로 설득력을 얻기에는 미흡하다.

엘리오트파동이론의 최대약점인 "원칙은 예외를 낳고 예외는 다시
원칙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감안한다면 이같은 주가예측을 "그럴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접근방법으로 인식해야지 "이것이 맞고 저것은
틀린다"는 식의 "절대적인 신뢰"측면에서 이해해서는 안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