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산품값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가운데
공산품값 인하문제를 놓고 통상산업부와 재정경제원사이에 심한 마찰이 빚
어지고 있다.

통산부의 고위관계자는 "재경원이 공산품값 인하를 유도해 달라고 요청하
고 있으나 통산부는 강제적인 가격인하 유도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것이 기
본방침"이라고 29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산품값이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공산품
에 붙는 세금이 판매가격의 3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
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에 일방적으로 가격을 내리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
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 공산품값 인하를 요구하기에 앞서 공산품의 세금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조만간 재경원측과 가전제품등에 붙는 특소세
인하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산부의 다른 관계자는 "재경원이 다른 나라보다 값이 비싸다고 지적한
공산품에 대한 원가분석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재경원
과 세율체계 조정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공산품에 대한 세율체계를 조정하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전제하고 우선 외국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
것으로 드러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통산부를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가격인하를 유도하기전에 세율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통산부
와 우선적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재경원간의 공산품값 인하논쟁
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