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오마에 겐이치 <일본 평론가>에 듣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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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낳은 세계적 경영컨설턴트 오마에겐이치씨.
그는 "무국적인" 또는 "세계인"으로 통할만큼 자유분방한 사고와 직설적인
화법으로 국내외에 팬들이 많다.
지난해 매킨지재팬회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평성유신회"의 회장으로 일본
정치개혁과 관료주의 타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도쿄도지사후보로 나섰다가 낙선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포스코경연연구소 창립 1주년기념강연차 서울에 온 그를 본지 김형철
산업1부차장과 김정욱 정경부기자가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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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김형철 < 산업1부 차장 > ]]]
-요즘의 세계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매우 불투명하게 보는
이코노미스트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거품이 꺼지고 회복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특히 80년대와 비교할때 고용 기업전략 사회경제면에서 더이상
나빠질게 없어요.
획기적인 기술진보는 없지만 젊고 국제적인 기업가들이 많이 배출됐어요.
미국 달러화보다 유럽통화가 강세인 까닭에 그만큼 해외투자등 세계전략을
구사하기도 쉬워졌어요.
실제로 미국기업매수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벤츠는 후레트라이너즈를 매수했으며 숙일렉트로락스는 화이트컨솔리
데이티드를 사들였어요.
스웨덴의 네슬레는 키네이션사를, 지멘스는 실베니아를 매수했습니다.
미국의 스미스클라인이라는 회사는 영국의 비챔과 합병, 스미스클라인
비챔이 됐습니다.
스미스클라인비챔은 하나의 회사지만 국적은 영국과 미국 두개입니다.
이에반해 일본기업들의 태반은 매수에서 실패했습니다.
과거에 미국기업을 사들였다가 몇천억엔씩 손해본 기업들도 많지요.
마쓰시타 소니 미쓰비시지소등이 이러한 예에 들어갑니다.
확실히 유럽기업들은 일본기업보다 미국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고 국제화도
더 잘하고 있습니다"
-유럽국가들 전부다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특히 유망한 곳이 있을
텐데요.
"아일랜드와 영국입니다. 이곳은 실업률이 매우 높은 대신에 근로의욕도
매우 왕성합니다.
임금도 싼편이며 시장개방과 규제완화가 이루어졌어요. 영어권이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고요.
영국은 베어링즈같은 금융회사도 망하게 그대로 두었습니다. 망할기업은
망하게 한 거지요.
아마 일본이나 미국 같으면 도시은행이나 증권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미국경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도 더이상 나빠질 것 같지는 않아요. 미국은 얼룩말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회색인 것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른 여러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전체로는 나쁜데 지역별로는 좋은 곳이
많아요.
콜로라도 실리콘밸리 유타 애리조나 등은 활기가 넘칩니다. 반면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톤등 오래된 도시는 경기가 나쁩니다.
이제는 국가 중심개념이 아니라 지역단위로 발전여부가 결정되는 시대로
바뀐겁니다.
멕시코나 캐나다도 마찬가집니다. 중남미국가중에서는 브라질이 매우
좋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인플레율도 올해는 5~6%선에서 머물것 같고요"
-일본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엔고까지 겹쳐 어렵다는데 일본
경제는 언제쯤 회복될것 같습니까.
"일본은 정치가 바뀌지 않는한 경제가 좋아질 수가 없어요. 지금 일본경제
는 3년전이나 4년전에 비해 달라진게 별로 없습니다.
규제완화를 외쳐대지만 진전된게 없어요. 특히 정부가 거품경제의 청산을
잘못해 후유증이 큽니다.
은행들은 60조엔의 불량채권을 떠안고 있는데도 파산하는 은행이 없습니다.
은행이 망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은행이
제기능을 못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대국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규슈의 경제규모만해도
한국과 비슷해요.
일본은 오랜기간에 걸쳐 금융개방을 해왔고 금리도 세계최저수준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기업들이 엔고로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엄살이란
말인가요.
"엔고는 일본경제에 큰 영향이 없어요. 엔화는 달러당 3백60엔대에서
80엔대로 올랐지만 일본기업들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GNP의 9%를 수출하고 8%를 수입해 1%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환율이 10%정도 뛴다해도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0.1내지 0.3%정도밖에
안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이나 일부 부품업체들은 어렵다고 해도 반대로
전력이나 석유화학업종은 엔고로 득을 보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경제는 자동차등 대외마찰이 다시 거세지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 본격적으로 일본을 제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일협상은 정치가들의 놀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일간에는 무역통계
부터가 잘못돼 있어요.
일본에 진출해 있는 미국법인들의 생산 판매실적은 미국수출로 잡히지
않아요.
그 액수가 5백억달러는 될 겁니다. 미국은 자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지 않고
다른나라에서 만들어 들여옵니다.
일본기업들은 20년전부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왔습니다. 자동차의 경우는
미국에서 2백만대 캐나다에서 50만대를 생산합니다.
미국 현지 재고도 2백일분은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정부가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습니다.
일제를 사주는 고객만 잃지 않는다면 문제될게 없다는 겁니다"
-등소평위독설과 관련해 중국장래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등사망이후의 중국이 어디로 갈지는 정확하게 점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언젠가는 연방국가로 나가겠지만 중앙집권이 워낙 강해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고.
예컨대 대련 심천 상해 남경 광주등이 하나의 지방정부로 독자적인 정책을
펴나가는게 효율적인데 중앙정부는 "연방"이라는 단어자체를 금기시하고
있지요"
-오는 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때도 혼란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경제적으로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봅니다. 자본주의를 가장 모르는
중국사람들이 자본주의를 가장 잘아는 홍콩인들을 지배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일이 잘 돌아갈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중국의 원은 멕시코의 페소화처럼
폭락하고 높은 인플레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앞으로 투자대상은 중국이 아닙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
그는 "무국적인" 또는 "세계인"으로 통할만큼 자유분방한 사고와 직설적인
화법으로 국내외에 팬들이 많다.
지난해 매킨지재팬회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평성유신회"의 회장으로 일본
정치개혁과 관료주의 타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도쿄도지사후보로 나섰다가 낙선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포스코경연연구소 창립 1주년기념강연차 서울에 온 그를 본지 김형철
산업1부차장과 김정욱 정경부기자가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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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김형철 < 산업1부 차장 > ]]]
-요즘의 세계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매우 불투명하게 보는
이코노미스트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거품이 꺼지고 회복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특히 80년대와 비교할때 고용 기업전략 사회경제면에서 더이상
나빠질게 없어요.
획기적인 기술진보는 없지만 젊고 국제적인 기업가들이 많이 배출됐어요.
미국 달러화보다 유럽통화가 강세인 까닭에 그만큼 해외투자등 세계전략을
구사하기도 쉬워졌어요.
실제로 미국기업매수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벤츠는 후레트라이너즈를 매수했으며 숙일렉트로락스는 화이트컨솔리
데이티드를 사들였어요.
스웨덴의 네슬레는 키네이션사를, 지멘스는 실베니아를 매수했습니다.
미국의 스미스클라인이라는 회사는 영국의 비챔과 합병, 스미스클라인
비챔이 됐습니다.
스미스클라인비챔은 하나의 회사지만 국적은 영국과 미국 두개입니다.
이에반해 일본기업들의 태반은 매수에서 실패했습니다.
과거에 미국기업을 사들였다가 몇천억엔씩 손해본 기업들도 많지요.
마쓰시타 소니 미쓰비시지소등이 이러한 예에 들어갑니다.
확실히 유럽기업들은 일본기업보다 미국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고 국제화도
더 잘하고 있습니다"
-유럽국가들 전부다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특히 유망한 곳이 있을
텐데요.
"아일랜드와 영국입니다. 이곳은 실업률이 매우 높은 대신에 근로의욕도
매우 왕성합니다.
임금도 싼편이며 시장개방과 규제완화가 이루어졌어요. 영어권이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고요.
영국은 베어링즈같은 금융회사도 망하게 그대로 두었습니다. 망할기업은
망하게 한 거지요.
아마 일본이나 미국 같으면 도시은행이나 증권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미국경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도 더이상 나빠질 것 같지는 않아요. 미국은 얼룩말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회색인 것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른 여러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전체로는 나쁜데 지역별로는 좋은 곳이
많아요.
콜로라도 실리콘밸리 유타 애리조나 등은 활기가 넘칩니다. 반면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톤등 오래된 도시는 경기가 나쁩니다.
이제는 국가 중심개념이 아니라 지역단위로 발전여부가 결정되는 시대로
바뀐겁니다.
멕시코나 캐나다도 마찬가집니다. 중남미국가중에서는 브라질이 매우
좋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인플레율도 올해는 5~6%선에서 머물것 같고요"
-일본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엔고까지 겹쳐 어렵다는데 일본
경제는 언제쯤 회복될것 같습니까.
"일본은 정치가 바뀌지 않는한 경제가 좋아질 수가 없어요. 지금 일본경제
는 3년전이나 4년전에 비해 달라진게 별로 없습니다.
규제완화를 외쳐대지만 진전된게 없어요. 특히 정부가 거품경제의 청산을
잘못해 후유증이 큽니다.
은행들은 60조엔의 불량채권을 떠안고 있는데도 파산하는 은행이 없습니다.
은행이 망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은행이
제기능을 못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대국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규슈의 경제규모만해도
한국과 비슷해요.
일본은 오랜기간에 걸쳐 금융개방을 해왔고 금리도 세계최저수준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기업들이 엔고로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엄살이란
말인가요.
"엔고는 일본경제에 큰 영향이 없어요. 엔화는 달러당 3백60엔대에서
80엔대로 올랐지만 일본기업들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GNP의 9%를 수출하고 8%를 수입해 1%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환율이 10%정도 뛴다해도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0.1내지 0.3%정도밖에
안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이나 일부 부품업체들은 어렵다고 해도 반대로
전력이나 석유화학업종은 엔고로 득을 보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경제는 자동차등 대외마찰이 다시 거세지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 본격적으로 일본을 제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일협상은 정치가들의 놀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일간에는 무역통계
부터가 잘못돼 있어요.
일본에 진출해 있는 미국법인들의 생산 판매실적은 미국수출로 잡히지
않아요.
그 액수가 5백억달러는 될 겁니다. 미국은 자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지 않고
다른나라에서 만들어 들여옵니다.
일본기업들은 20년전부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왔습니다. 자동차의 경우는
미국에서 2백만대 캐나다에서 50만대를 생산합니다.
미국 현지 재고도 2백일분은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정부가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습니다.
일제를 사주는 고객만 잃지 않는다면 문제될게 없다는 겁니다"
-등소평위독설과 관련해 중국장래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등사망이후의 중국이 어디로 갈지는 정확하게 점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언젠가는 연방국가로 나가겠지만 중앙집권이 워낙 강해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고.
예컨대 대련 심천 상해 남경 광주등이 하나의 지방정부로 독자적인 정책을
펴나가는게 효율적인데 중앙정부는 "연방"이라는 단어자체를 금기시하고
있지요"
-오는 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때도 혼란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경제적으로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봅니다. 자본주의를 가장 모르는
중국사람들이 자본주의를 가장 잘아는 홍콩인들을 지배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일이 잘 돌아갈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중국의 원은 멕시코의 페소화처럼
폭락하고 높은 인플레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앞으로 투자대상은 중국이 아닙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