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

상담, 특히 심리상담은 정신질환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해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상담실 찾기를 꺼려온 것이 우리 현실.

그러나 최근 이런 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음이 조사결과
드러났다.

삼성생활문화센터가 개관1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가 "일상생활에서 생긴 다양한 고민을 전문가와
상담하고 싶다"고 답했다.

조사대상은 20~30대 성인남녀 651명(남269명 여382명)이었으며
나이는 30대 55.1%, 20대 31.2%였다.

하지만 상담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달리 실제 상담실태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일반사회단체나 기타 상담실을 통해 상담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90.9%가 "없다"고 답한것.

그 이유로는 "어떤기관을 찾아야 할지 잘 몰라서"(35.4%)" 지금까지
가족과 상의해왔기 때문에" (35.1%)가 가장 많았다.

이는 상담기관에 대한 홍보부족, 개인일을 밖에 내놓기 꺼리는
사고방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이 "상담받고 싶은 문제"는 "자녀지도"(18%).정신건강
생활상담(법률 세무 부동산) 진로 성격 등이 뒤를 이었다.

자녀지도가 상담희망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바람직한 부모상"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부모가 겪는 가치관 혼돈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

한편 앞으로 개발되기를 바라는 상담프로그램으로는 자아발견
자기성장 대인관계와 대화기법이 수위에 꼽혀 젊은층의 관심이
자기발전과 인간관계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조사를 총괄한 김영석상담실장(42.상담학박사)은 "정신과나
심리상담실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따라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적절한
홍보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